[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재두와 은지, 일움이와 미래는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엘린 카페 4인방이다. 지적장애를 가진 이들 모두에게는 각자 잘하는 영역이 있다. 정확하게 측량하는 재주를 가진 재두는 커피를 직접 만드는 일을 담당한다. 원두를 분쇄하고 에스프레소 기계에서 커피를 추출한 다음 자유자재로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카푸치노 등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만든다.


은지는 재두를 도와 커피를 만들고 설탕까지 챙겨 손님 앞에 내놓을 준비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커피를 손님들에게 전하는 역할은 일움이와 미래의 몫이다. 이들은 각자 자신의 장점을 살려서 매주 주말마다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있다.

지난 26일 경기도 부천 엘린디 늘해랑 학교를 찾은 김상곤 경기도교육청교육감이 학생들과 함께 바리스타 체험을 하고 있다.

지난 26일 경기도 부천 엘린디 늘해랑 학교를 찾은 김상곤 경기도교육청교육감이 학생들과 함께 바리스타 체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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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두와 은지는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되고, 일움이와 미래는 중학교 3학년에 올라간다. 이들은 2009년부터 지적장애인 평생교육기관인 엘린디에서 직업자활프로그램의 하나인 '바리스타'교육을 받고 있다. 이번 겨울방학에는 특수교육대상 학생들을 위한 '늘해랑 학교'에도 참가했다.

장애인의 직업자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김은주(28)사회복지사는 "지금은 4명의 아이들이 학교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지만, 성인이 되었을 때 장애를 가진 이들이 취업하는 경우는 극소수"라며 "자립의 기반을 위해서 학생들이 스스로 일할 수 있는 공간과 능력을 키워주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4명의 학생들과 선생님의 꿈은 학교를 졸업하고 '엘린 카페' 1호점을 운영하는 것이다.

지난 26일 경기도 부천 엘린디 늘해랑 학교를 찾은 김상곤 경기도교육청교육감이 학생들과 함께 바리스타 체험을 하고 있다.

지난 26일 경기도 부천 엘린디 늘해랑 학교를 찾은 김상곤 경기도교육청교육감이 학생들과 함께 바리스타 체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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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2시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 재두와 은지, 일움이와 미래를 찾아와 함께 커피를 만들고 마시는 시간을 보냈다. 이날 김 교육감은 이곳 엘린디에서 진행하고 있는 '늘해랑학교'의 수업현장을 둘러보고 미래의 바리스타들과 만난 것이다.


'늘 해처럼 밝고 건강하게 자라라'는 의미의 늘해랑 학교는 방학 중 특수교육 대상학생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학생들의 사회적응력 향상 및 돌봄과 보육의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늘해랑 학교'에 참가하면 일주일 동안 오전 9시 반부터 오후 4시 반까지 학교 다닐 때처럼 이곳 위탁교육시설인 엘린디에서 생활이 가능하다. 박영신 사회복지사는 "이번 겨울방학 때에는 3기를 모집해 모두 90명의 학생들이 늘해랑 학교에 참가했다"며 "방학 때 하루종일 학생들을 돌봐야 하는 부모님의 부담도 덜어드리고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즐거운 방학을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늘해랑 학교에서는 양초나 비누를 직접 만들거나, 리본 공예로 핸드폰 고리를 만드는 등 학생들이 직접 손으로 만드는 작업인 공예 수업이 매일 이어진다. 박 사회복지사는 "아이들이 손으로 뭔가를 만들어내는 창조적인 활동에서 큰 성취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요가나 스트레칭, 유행하는 최신가요에 맞춰 춤도 배우면서 아이들은 즐거움을 느낀다. 미래는 텔레비전에서 소녀시대의 '훗' 리듬이 흘러나오자 수업시간에 배운 듯 열심히 노래에 맞춰 춤을 춰 많은 사람들을 웃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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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늘해랑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함께 직접 나무조각들을 모자이크처럼 맞춰 설맞이 카드도 만들고 코코아 비누도 만들어 본 김상곤 교육감은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이런 프로그램에 대해 만족하는 것 같다"며 "경기도 내의 1만6000명의 장애학생들 중 2700여명이 이번 방학 때 참가했는데 앞으로는 그 혜택을 양적ㆍ질적으로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과 함께 커피도 만드는 등 일일 바리스타 체험을 하면서 '중증 장애인도 있지만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활동도 가능한 학생들의 자활을 위해 이런 프로그램이 더 확대되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였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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