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차기 대권가도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40% 안팎의 지지율로 대세론을 구가하고 있는 가운데 2012년 대선에서 여당인 한나라당 후보도다는 야당 후보를 더 지지하겠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은다.
아산정책연구원(원장 함재봉)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리서치'에 의뢰해 20일 공개한 정기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선에서 한나라당 후보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5.4%로 나타난 반면, '한나라당 아닌 야당 후보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6.8%였다. '잘 모르겠다'와 무응답은 27.8%였다.
이러한 결과는 기존 여론조사 결과와는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것. 세간의 박근혜 대세론에 의문부호를 찍은 것으로 ▲ 명확하지 않은 야당의 박근혜 대항마 ▲ 대선 과정의 후보단일화 등 야당의 연합전선 등의 변수를 고려하며 박 전 대표나 한나라당 후보의 승리를 낙관하기 이르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박 전 대표는 각종 언론의 여론조사에서 30%대 중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지지율로 선두를 질주해왔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 유시민 전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지사 등 2위 그룹에 속한 여야 잠룡들과의 지지율 격차는 25% 안팎에 이를 정도였다.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아산정책연구원이 여권의 잠룡 중 하나인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의 싱크탱크라는 점에서 볼 때 지지율이 저조한 정 전 대표가 박 전 대표에 대한 본격적인 견제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정 전 대표는 최근 FIFA 부회장 선거 낙선 이후 "국가발전에 더없이 중요한 게 정치"라며 정치에 헌신할 뜻을 내치비며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시작했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직무수행 평가는 긍정평가 44.4%, 부정평가 46.7%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20대(긍정 32.3% 부정 63.2%) 30대(긍정 27.6%, 부정63.8%)는 부정적 평가가 많았고 60대 이상(긍정 62.5% 부정 21.7%)에서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11~17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오차범위는 95% 신뢰도에 ±3.1%포인트였고 응답율은 22.0%였다. 아산정책연구원은 특히 조사방법과 관련, "KT 전화번호부를 바탕으로 표본을 모집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선진국에서 사용되는 RDD( Random Digit Dialing) 방식을 도입, 정확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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