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서울 강남과 강북 지역에 아파트 3채를 보유한 김씨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그는 현재 보유 주택 중 2채를 전세로 빌려준 상태로, 2채의 전세 보증금은 5억원이 넘는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3주택 이상 다주택 보유자의 전세보증금에 대한 소득세 과세 대상인 셈이다. 그는 소유 주택을 처분할지 등을 놓고 고민하다가 계약 만기가 도래한 주택의 전세보증금을 올리기로 했다.


올해부터 3주택 이상 다주택자 가운데 전세보증금의 총합이 3억원이 넘으면 소득세를 내야 한다. 지난해까진 없던 과세다. 지난 2009년 통과한 3주택 이상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전세보증금 과세제도가 올해부터 적용되기 때문이다.

만약 3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가 서초구 반포자이 84.9㎡를 6억원에 전세를 줬다면 전세 보증금 총합(3억원) 한계를 넘은 나머지 금액 3억원에 대한 소득세를 내야 한다는 얘기다. 보증금의 60%만 과세키로 했다는 점에서 소득세 과세 대상 금액은 1억8000만원이다.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율(4.3%)을 곱해 이자 소득을 추정한다면 774만원이 된다. 내년 5월 소득세 신고시 774만원의 소득을 신고한다면 이에 따른 소득세는 46만4400~270만9000원(소득세율 6~35%)이 된다. 소득세 과표 구간은 1200만원 이하는 6%이고 1200만~4600만원 16%, 4600만~8800만원 25%, 8800만원 이상 35% 등이다. 단 전세보증금을 고스란히 은행에 예치해 받은 이자액에 대해서는 전세 임대사업자 과세 소득은 제외된다는 점에서 전세보증금 소득세가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


하지만 3주택이상 다주택자 중 다수가 소득세 과표 구간 중 최고 한도에 속해 있다는 점 등에서 전세보증금 소득세 금액과 상관없이 이들이 느끼는 부담 자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강남 일대 은행 프라이빗뱅킹(PB)센터 등에 이와 관련된 세무 상담이 부쩍 늘었다는 점 자체가 이를 반증하는 대목이다.

문제는 다주택자 집주인들이 전세보증금에 대한 소득세 부담이 세입자의 전셋값 부담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소득세를 내지 않기 위해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집이 매물로 나올 개연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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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최근 상담을 한 다주택 보유 고객들은 없었던 세금이 생겼다는 점 자체를 부담스러워했다"며 "벌써 전세 재계약시 소득세 부담분을 전셋값에 반영하겠다는 분위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전세 물량이 부족해 전셋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다주택 보유자들이 전세보증금 소득세를 내야 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인지하고 있어 전셋값이 더 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도 "세입자들이 전세보증금에 대한 확정일자를 받기 위해 동사무소에 신고한 내용이 실거래가로 바로 등록되고 있어 실제 얼마에 임차했는지 알 수 있다" 며 "임대수익 등을 비교적 정확히 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졌기에 다주택 보유자들이 소득세 부담액을 전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득세 부담액이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만큼 크지 않고 부동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있는 상태라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집이 당장 시장에 나오진 않겠지만 시장 분위기가 바뀐다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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