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1 기조연설 맡은 스티브 발머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6일(현지시간)부터 공식 개막하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11의 첫번째 기조연설을 맡았다.
지난 2000년 빌 게이츠 MS 설립자의 뒤를 이어 사령탑으로 취임한 발머 CEO는 11년째 거대 글로벌 기업 MS를 이끌고 있다.
1956년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난 발머는 하버드대학 재학 시절 빌 게이츠와 인연을 맺었다. 졸업 후 프록터앤갬블(P&G)에서 일한 그는 스탠포드대 MBA(경영학석사) 과정 을 이수중이던 1980년 빌 게이츠의 제의를 받아 학업을 중단하고 MS에 입사했다. 아직 제대로 된 회사 조직조차 없던 MS의 30번째 직원이 된 그는 영업담당 매니저로 시작해 운영체계개발부터 마케팅·경영지원 부서까지 요직을 두루 거쳤다.
게이츠와 발머는 전혀 다른 성격의 소유자이면서도 떨어질 수 없는 유대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침착하고 사무적인 이미지의 게이츠와 달리 발머는 ‘기분파’다운 화끈한 언행을 보여 왔다. 발머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는 ‘멍키 보이 댄스’ 라 불리는 그만의 독특한 프리젠테이션이다. 연단을 오가며 커다란 몸을 흔들고 괴성을 지르며 ‘막춤’을 추는 퍼포먼스는 열정적인 그의 성격의 한 단면이다.
두 사람은 때로 격하게 대립하기도 했지만 한편 누구보다도 서로를 잘 이해하는 파트너였다. 발머가 MS에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 두 사람은 회사 확장을 놓고 충돌했다. 발머는 30명에 불과한 직원 수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게이츠는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망할 수도 있다며 반대한 것. 둘은 고함을 지르며 싸웠고 발머는 사표를 던졌다. 급기야 게이츠의 아버지가 화해를 주선했고 갈등은 풀렸다. 다시 돌아온 발머는 인사와 경영 전반의 대수술에 나섰고 결과적으로 MS는 눈부신 성공신화에 시동을 걸게 된다.
MS가 오늘날 초거대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는 ‘게이츠의 오른팔’이자 ‘제2인자’ 역할을 든든히 수행했던 그의 기여가 결정적이었다. 게이츠와 창업동지인 폴 앨런이 프로그래머 출신이란 한계로 비즈니스 전반에 미진했던 면을 경영학을 전공한 발머가 보완했다. 그는 인터넷 등 정보기술 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MS의 전략방향을 수정해 나갔으며 ‘X박스’ 개발로 콘솔게임기 시장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해 소니와 닌텐도 등 일본 업체가 장악했던 판세를 바꿔놓았다.
한편 발머 CEO는 총재산 131억 달러로 2010년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최고 억만장자 33위에 오른 거부(巨富)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CEO로서의 그의 능력에 대한 비판도 커졌다. MS 최대의 ‘히트작’으로 불리는 ‘윈도XP’에 이어 야심차게 내놓은 차기작 ‘윈도 비스타’는 시장의 혹평을 받았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새로운 모바일 시대의 흐름에 뒤쳐진 것도 그의 실패다. MS가 내놓은 스마트폰 ‘킨’은 2개월만에 시장에서 철수하는 수모를 당했으며 스마트폰OS ‘윈도모바일’은 초창기 확보한 시장점유율을 애플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에 내주며 사장됐다.
MS주가는 하향 곡선을 벗어나지 못했고 발머는 지난해 6월 애플과 구글에 사실상 밀렸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때문에 올해 CES에서 드러날 MS의 반격 카드가 무엇이 될 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티브 발머 CEO는 CES 개막 하루 전인 5일 저녁 6시 미국 라스베이거스 힐튼센터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주요 외신들은 발머 CEO가 가칭 ‘윈도8’로 불리는 새 운영체계(OS)와 태블릿PC, 윈도폰7의 업데이트 버전을 공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는 구글TV·애플TV에 대항하기 위한 스마트TV 플랫폼 ‘윈도우TV’가 공개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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