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시설공사계약액 20조원 넘어서

2006년 이래 최고 조기집행률, 대형업체 수주집중 완화, 중견·중소업체 수주기회 확대 영향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공공시설공사계약액이 20조원을 넘어섰다.

조달청은 올 들어 29일까지 20조879억원의 시설공사계약을 맺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20조원을 돌파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올해 시설공사계약실적은 지난해(23조8994억원)에 이어 조달청 사상 두 번째다.

조달청은 올 상반기 한해목표의 81%인 16조1968억원의 계약을 맺어 2006년 이래 가장 높은 조기집행률(종전 최고 2009년 77.8%)을 기록했다.

새 발주공사는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의 ‘보령~태안 도로건설공사 제1공구(3738억원)’ 등 1000억원이 넘는 대형공사 19건을 비롯, 3528건(13조5863억원)이었다.

이 같은 조달청의 대규모 공사발주와 조기집행은 민간건설시장이 움츠려들면서 공공공사에 의존했던 대다수 건설업체들의 공사수주 갈증해소와 경기활력 회복에 보탬을 줬다.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상위 10개사는 69건, 2조8988억원을 수주해 전체계약액의 21.3%를 차지했다. 지난해(28.5%)보다 7.2%p 낮다.

이는 건설산업의 양극화 완화에 따른 것이다. 대형건설업체에 수주가 몰리는 게 줄고 중견·중소건설업체 수주확대를 위한 조달청의 불요불급한 턴키·대안발주 억제, 시공경험평가 완화에 영향 받았다.

대형건설업체가 주로 땄던 턴키·대안공사는 올해 67건(7만937억원)이 발주돼 지난해(112건, 13만412억원)보다 건수가 40%(금액기준 45.6%) 줄었다.

올해 조달청 공사입찰·계약으로 나타난 주요 기록들은 다음과 같다.

◆수주실적=올해 조달청 발주공사에 있어 1000억원 이상을 수주한 건설업체는 18곳이다. 그 중 대림산업(주)이 1조540억원으로 1위다. 대림산업(주)은 유일하게 1조원을 넘는 수주실적을 기록했다.

조달청과 계약한 업체는 3068개사. 이 중 계약을 맺은 건수가 10건 이상인 곳은 4개사다. 수주액 1위를 한 대림산업이 12건으로 가장 많이 낙찰 받았다.

중소기업 중에선 (유)원도그린건설 5건, 성연전력·활림건설(주)?(유)대림건영·한국개발(주)이 각 4건을 낙찰 받아 ‘한해 농사’를 잘 지은 것으로 나타났다.

◆입찰자 수=서울지방경찰청의 ‘제3기동단 신관 전기공사’는 6373명의 입찰자가 참여해 가장 많은 입찰경쟁자를 기록했다. 5000명 이상이 참여한 입찰은 7건.

조달청 공사입찰에 가장 많이 참여한 업체는 한 해 동안 418회의 입찰에 참여했다. 이 업체는 2건을 낙찰 받는데 그쳤다.

408차례 입찰에 참가하고 1건도 낙찰 받지 못한 업체도 있다. 올 공공공사 수주경쟁이 얼마나 뜨거웠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조달업체 수=조달청에 등록한 건설업체 수는 11만9870개로 집계됐다. 건설경기 부진에도 지난해(11만3992개)보다 5.2%(5878개) 불었다.

건설산업이 크게 움츠려들고 부실업체 퇴출이 이어지는 가운데 건설업체가 는 건 건설산업구조조정과 관련한 오래 숙제들이 남아있음을 뜻한다.

천룡 조달청 시설사업국장은 “올해는 건설산업의 어려움을 감안, 조기집행과 턴키 등 대형공사 발주방식 개선, 중소·지방업체 등 사회적 약자기업 돕기에 힘썼다”고 말했다.

천 국장은 “내년엔 건설산업의 경쟁력 강화, 공정한 경쟁, 입찰·계약질서 확립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업무를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달청 시설공사금액은?
시설공사액은 오랜 기간이 걸리므로 ‘계약실적’과 ‘신규발주액’으로 나뉜다. 계약실적은 올해 발주하거나 지난 연도에 발주한 공사 중 당해 연도 예산으로 계약한 금액의 합계를 말한다. 신규발주액은 당해 연도에 새로 발주되는 모든 공사비의 합계다.

왕성상 기자 wss4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