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뒷북치는 신평사들.."당신부터 잘하세요"
[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요즘 유로존 위기로 가장 바쁜 곳을 꼽으라면 무디스·피치·스탠다드앤푸어스(S&P) 등 국제신용평가사를 들어야 할 것 같다. 이들은 최근 '경쟁적으로' 유로존 국가에 대한 등급평가를 쏟아내고 있다.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평가는 최근들어 '남발'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그 빈도가 잦다. 이번달 들어서만 3개 신평사는 스페인·그리스·아일랜드·벨기에 등 유로존 국가에 대해 총 10여건의 평가를 쏟아냈다. 전날에도 무디스는 다시 한번 포르투갈의 등급 강등을 경고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 중 대부분이 뒷북이라는 점이다. 무디스는 지난달 85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지원받기로 확정된 아일랜드에 대해 지난주까지 투자등급인 Aa2 등급을 유지하고 있었다. 아일랜드 국채 수익률이 10%에 육박한 상황에서 여전히 투자등급인 Baa1 등급을 부여했다는 점 역시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다.
이날 무디스가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한 포르투갈 역시 정부가 중국과 브라질 등에 적극 지원 요청에 나서는 등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다. 그러나 무디스는 포르투갈에 여전히 다섯번째로 높은 등급인 'A1'을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불과 5개월 여전인 지난 7월 포르투갈에 대한 등급전망은 '안정적'이었다.
신용평가 남발은 결국 신평사 스스로의 신용을 깎아먹는 결과를 초래했다.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 무디스의 포르투갈 등급 강등 경고가 무색하게 세계 주요 증시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등급강등 경고에 대한 우려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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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사는 기업이나 국가에 대한 등급을 평가, 투자자들에게 먼저 정보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최근 신평사는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는 커녕 오히려 시장을 어지럽히기만 했다. 이미 유럽연합(EU) 등에서 신용을 잃은 신평사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며 중국의 신평사 다공은 연일 기존 신평사의 신뢰도에 대해 공격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땅바닥으로 떨어진 신평사의 위상을 다시 세우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반성과 노력이 절실하다. 여전히 변동성이 큰 시장 상황 속에서 '신용'있는 신평사의 역할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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