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전 소다회·화장품크림 만들던 기업들 지금은
OCI, 생필품 원료 소다회 생산으로 시작...70년대엔 농약제조 사업도
LG화학, 초창기엔 화장품 크림·플라스틱 용기 만들어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태양광 소재, 2차 전지 등 미래 화학 산업을 주도해 나가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 화학 기업들. 반세기를 이어온 화학기업들의 초창기 사업 내용을 들여다보면 지금과 같은 첨단화학소재 사업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과거를 거슬러올라가면 필수재가 부족했던 당시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폴리실리콘 선두 OCI, 초창기엔 소다회·농약 생산
OCI는 태양전지의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 제작 업체로 잘 알려져 있다. 생산량기준으로 미국의 햄록에 세계 2위를 기록 중이다. 폴리실리콘 부문이 기업 전체 매출의 50%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반세기 전 OCI는 해외차관으로 지은 공장에서 소다회를 생산하는 업체였다.
‘OCI50년사’에 따르면 OCI는 1959년 동양화학이라는 사명으로 출범해 1968년 인천 학익동과 옥련동 일대에 소다회 공장을 세운다. 당시 소다회는 유리·섬유·제지·식품·세제 등 생활 필수품과 중석제련 등 화학산업 분야의 필수적인 기초소재였다.
또 OCI는 1977년에 농약제조에 착수하기도 했다. 농약제조는 정밀화학분야로서 농약개발을 통해 OCI는 종합화학회사로서의 기반을 구축하고자 했다. 한 때 총매출의 5분의1을 달성할 만큼 농약사업은 알짜 부문이었지만 수익성 면에서는 성과가 나빴다. OCI 관계자는 “농약은 봄에 매출이 발생해 가을 수확기에 실제 현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는데 자연재해 등 예기치 못한 원인으로 한 해 농사를 망치는 일이 많아 돈을 떼이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고 말했다.
◆LG화학, 화장품 제조사로 출발
현재 전기차 배터리용 2차 전지를 생산하는 LG화학은 충북 오창 공장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는 한편 미국 미시간주에 공장을 설립 중이다. 올해 말에는 미국 자동차 회사 GM이 물량 공급을 추가로 요청할 만큼 LG화학의 2차전지 사업은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LG화학의 모태는 창업주 구인회 회장이 1947년 설립한 ‘락희화학’이다. 이곳에서 처음 만들어진 제품은 화장품이었다. 구인회 창업주와 첫째동생인 구철회씨가 함께 기틀을 다진 락희화학은 둘째동생 구정회씨, 셋째동생 구태회씨와 화장품 기술자가 참여해 ‘투명크림’ 개발에 성공한다.
또 LG가 플라스틱 사업에 진출하게 된 결정적 계기도 화장품 때문이었다. 안 깨지는 크림통 뚜껑 개발에 몰두하던 중 플라스틱 재질로 뚜껑을 만든 것이다. 당시에는 운반체계가 부실해 내용물의 품질이 좋아도 담는 용기의 재질이 나빠 화장 크림이 상하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 플라스틱 뚜껑 생산을 시작으로 LG는 빗, 칫솔, 세숫대야 등 국내 최초 플라스틱 제품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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