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부산 노장들의 경륜'으로 난세 돌파?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회사를 실적부진의 늪에서 구해 낼 장수 선발 원칙으로 '경륜'을 선택했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젊음'으로 미래변혁에 준비했다면 LG전자는 '노장'의 경륜을 통해 난세를 헤쳐나갈 수 있는 지혜를 구한 셈이다. 다만, 전무 승진자 9명 중 7명이 부산출신인 것으로 나타나 지역색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17일 LG전자에 따르면 사장으로 승진한 노환용 AE사업본부장은 29년을 LG전자에서 근무했고 전무 승진자 9명의 LG전자 평균 근속연수는 23.4년에 달했다. LG전자 근속연수가 4년에 불과한 코카콜라 출신인 한승헌 전무(스페인법인장)을 제외할 경우 25.9년으로 올라간다. 이는 작년 전무승진자 7명의 평균 근속연수인 20.6년에 비해 5년 이상 높아진 것이다.
더욱이 작년 전무승진에서는 근속연수 9~10년 가량인 외부출신 정옥현ㆍ최진성 전무 등이 있었지만 올해는 한 전무를 제외하고는 모두 LG전자에서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정통 LG맨들로 구성됐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임원들이 대거 교체된 가장 큰 이유는 실적부진이었지만 남용 부회장 시절 LG맨들이 상대적으로 인사에서 홀대를 당했다는 내부불만이 많았고 이를 오너CEO인 구 부회장이 잠재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반영하듯 남 부회장이 당시 LG내부에서 큰 주목을 받았던 컨설팅업체나 외국기업에서 스카우트 된 임형석 부사장, 김경호 전무, 이우경 상무, 이지은 상무, 김기세 상무, 이관섭 상무 등은 승진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LG전자 관계자는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하는데 평균 8년 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외부출신이라서가 아니라 실적과 근속기간 등을 모두 고려한 결과 승진대상자가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LG전자 인사의 또 하나의 특징은 '부산', 포괄개념으로는 '경상도' 인사의 전진배치다.
사장과 전무 승진자 10명 가운데 부산지역에서 고등학교 또는 대학교를 나온 인사가 무려 8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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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부산대 기계공학과 출신이 두드러져 노환용 사장과 고명헌 혁신팀장, 박영일 냉장고사업부장이 부산대 기계공학과 출신이고 민병훈 CTO 소속 연구소장은 부산중앙고, 한주우 품질담당도 부산기계공고를 졸업했다. 홍순국 생산기술원장은 부산대에서 금속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부산 출신 6명 외에도 노석호 LCDTV사업부장과 최상규 한국마케팅본부장이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LG전자측은 "지역 쏠림현상이 나타난 것은 맞지만 이는 지역색을 고려한 것이 아니며 실적 및 성과를 바탕으로 객관적 평가를 한 결과 나타난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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