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늙지 않고, 슬픔도 없으며 죽음조차 편하게 맞이 하는 곳. 이 곳에서는 사람들간의 다툼도 없다. 하지만 아이들은 인공수정으로 태어나 유리병 속에서 보육되고 부모도 모른다. 지능의 우열만으로 장래의 지위가 결정되고, 계층간 일이 섞이지 않기 때문에 경쟁과 다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불안과 고민은 '소마'라는 신경안정제를 통해 해소된다.


1932년 '올더스 헉슬리'의 미래소설,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가 그린 미래 모습이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보면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범죄를 일으킬 소지가 있는 사람들을 미리 감옥에 보낸다. 평화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워 개인의 자유와 개성을 철저히 규제한다.

'우주에는 공짜 점심이 없다'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스티븐 와인버그의 명언처럼 모든 일에는 댓가가 따른다.


코스피지수가 2000을 돌파했다. 지난 2007년 11월9일을 2000선에서 물러난 후 무려 3년 1개월만의 재등정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때 1000선까지 무너지면서 어지간해선 회복하기 힘들다고 느끼던 2000선을 기적처럼 회복했다. 지수가 500까지 밀릴 수 있다고 말한 인터넷 논객이 구속되는 해프닝이 벌어지던 당시에선 상상하기 힘든 복원력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를 강타한 3대 악재를 극복하고 도달한 2000이라 더욱 시장참여자들을 고무시키고 있다. 중국의 긴축우려와 유럽재정 위기 재부각이란 글로벌 악재에 북한의 연평도 포격이라는 메가톤급 악재를 이처럼 쉽게(?) 극복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았다.


극적인 2000 회복이다 보니 이를 바라보는 눈들도 기대에 차 있다. 2007년 사상 처음으로 지수 2000 시대를 맞았지만 그 기간은 극히 짧았다. 지수가 2000 위에서 움직인 것은 통틀어 20일이 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간만 보고 내려온 셈이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당시에 비해 기업이익이 30% 이상 늘었고, 이익대비 주가도 훨씬 저평가 돼 있다고 말한다. 2007년 2000때 적용한 주가수익비율(PER)을 대입하면 지금은 2500 정도는 돼야 한단다.


여기에 3대 악재를 극복한 원동력인 글로벌 유동성과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면 2000 안착을 넘어 추가상승까지 가능할 것이란 시나리오가 나온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내년 이후의 몫이다. 지금은 2007년과 다르다고 하지만 단기급등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주식이나 시장은 없다. 더구나 지수상승을 이끈 대형주들은 대부분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업가치를 봤을때 아직도 저평가란 분석도 있지만 단기급등한 주가는 조정을 거치게 마련이다. 조정없이 올라가는 주식은 극히 드물다.


시장은 분명 한단계 '레벨업' 됐다. 하지만 코스피의 이격도가 올해 최고치 수준으로 상승하는 등 일부 기술적 지표들이 단기 관열권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단기 조정을 받거나 최소한 지수탄력성이 떨어질 수 있는 시점이다.


올 하반기 장의 흐름은 업종별 종목별 순환매였다. 당분간 지수가 제자리 걸음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같은 양상은 계속되거나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전날 기관은 최근 급등한 IT주를 집중 매도했다. 대신 조선을 중심으로 운수장비업종을 대거 사들이며 이들 주가를 급등시켰다. 기관과 외국인의 움직임에 기대 빠른 순환매에 편승할 자신이 없다면 다시 열린 2000 시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잠시 지켜보는 것도 좋은 전략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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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새벽 뉴욕증시는 긍정적인 경제지표 결과에 힘입어 상승마감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7.98포인트(0.42%) 상승한 1만1476.54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1.13포인트(0.09%) 오른 1241.59에, 나스닥지수는 2.81포인트(0.11%) 뛴 2627.72에 장을 마감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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