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기자가 들려주는 부동산 상식>


[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 종로구 평창동 400~500일대 미개발필지를 가진 K씨는 최근 구청에서 개발규제를 푸는 지구단위계획안 주민공람을 한다는 얘기에 오히려 속이 상한다. 평창동 일대는 한국판 '베벌리힐스'라고 불리울 만큼 고급주택이 많은 부촌이지만 일부지역은 경사도 등의 이유로 개발이 제한돼 왔다.

문제는 북한산국립공원 인근 K씨네 토지는 녹지확보 차원에서 토지의 50% 이상을 국가에 무상으로 기부하도록 돼 있다는 것이다. K씨는 개발규제가 완화돼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게 되더라도 손해보게 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졌다. #


기부채납이란 사업시행자가 부지 등을 무상으로 기부하면 국가와 지자체는 이를 채납(받아들임)하는 것이다. (그림자료: 서울시 '알기쉬운 도시정비서비스' 홈페이지)

기부채납이란 사업시행자가 부지 등을 무상으로 기부하면 국가와 지자체는 이를 채납(받아들임)하는 것이다. (그림자료: 서울시 '알기쉬운 도시정비서비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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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채납(寄附採納)은 “국가 이외의 자가 부동산 등 재산의 소유권을 무상으로 국가(지자체 등)에 이전하고 국가는 이를 취득하는 것”을 말한다. 기부채납은 보통 새롭게 아파트나 대규모빌딩을 지을 때 사업자가 기반시설 비용을 일부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업시행자는 부동산개발로 인해 급격하게 인구가 늘고 주거환경이 나빠지는 책임을 기부채납으로 지게 된다.

기부채납의 대표적인 방법은 공공시설로 도로나 공원 등을 조성해 주는 일이다. 서울시 도시계획국 자료에 따르면, 2007년 대형건축물 건설사업(9개소)의 기부채납 22만3392㎡ 가운데 도로는 11만7332㎡(52.5%), 공원은 5만8696㎡(26.3%)였다. 재개발·재건축 등 아파트건설사업(54개소)에서는 주택재개발(51개사업)이 기부채납 50만1563㎡ 중 도로가 25만3274㎡(50.5%), 공원은 17만1652㎡(34.2%)였다. 주택재건축(25개사업)은 총 16만6418㎡ 기부채납 중에서 도로가 8만3301㎡(50.1%), 공원은 7만2243㎡(43.4%)였다.


최근 종로구청에서 발표한 지구단위계획안은 경사도가 높고 나무가 심어진 면적이 넓어서 주택건립이 제한됐던 298개 필지(86만9145㎡) 나대지에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개발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연경관지구로 묶인 이 지역은 부동산개발이 불가능한데다 공시지가도 싸서 토지소유주들이 땅을 담보로 대출을 받기도 어려워 재산권이 크게 제한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런데 북한산 국립공원 인근 토지의 경우 50% 이상의 높은 기부채납이 예정돼 있다는 점이다. K씨를 비롯한 일부 주민들은 기부채납 비율이 높아 규제완화 효과를 누릴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한다. 서울시는 고지대 산복도로 위쪽에 있는 85개 필지에 대해서는 녹지확보 차원에서 최소 50%의 기부채납을 하도록 할 예정이다. 높은 기부채납 비율은 지구단위계획안이 확정되는데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부채납은 대규모 빌딩 및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에서 갈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46조에 따르면, 제1종지구단위계획 수립 시에는 대지의 일부를 공공시설 또는 기반시설 중 학교와 해당 시·도의 도시계획조례가 정하는 기반시설 부지로 기부채납하는 경우 건폐율·용적률·높이 등을 완화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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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업시행자는 기부채납을 통해 용적률 상향같은 인센티브를 제공받으려 하는데 기부채납 비율이 높으면 사업성에 영향을 받는다. 일례로 성동구 뚝섬 글로벌비즈니스센터는 서울시의 기부채납 48% 이상 방침으로 난항을 겪고 있고, 강남 압구정동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 사업도 주민들이 기부채납 25%에 우려를 표하면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다만 법개정에 따라 내년 3월부터는 토지가 아닌 건물로도 기부채납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일부 지자체에서 기부채납을 하지 않으면 인·허가를 내주지 않는 조건을 걸어 문제가 되고 있다. 사업자는 사업계획승인을 받기 위해 강요된 기부채납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만약 건설업체가 기부채납으로 발생되는 비용을 아파트 입주자들에게 전가시킨다면 분양가 상승을 유발할 수도 있다. 대한주택보증이 분양보증을 위해 보유한 자료에 따르면, 1997년부터 3년간 재개발 사업 등(택지개발지구 제외)의 77개 사업에서 기부채납이 사업계획승인조건으로 부과된 경우는 63건으로 전체의 80%를 넘기도 했다.


정선은 기자 dmsdlu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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