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정 보건하이텍 부사장이 신발건조기 '퓨어힐'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현정 보건하이텍 부사장이 신발건조기 '퓨어힐'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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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지난해 초 주부 이현정씨는 가족들의 신발을 정리하다 이내 인상을 찌푸렸다. 며칠간 비가 내린 탓에 신발에서 지독한 냄새가 났기 때문이다. 신발 안쪽에 손을 넣어 더듬어 봤다. 눅눅했다. 깔창을 꺼내보니 퍼런 곰팡이가 피어나고 있었다. 이씨는 해결책을 직접 찾아보자고 결심했다. 목표는 '마치 햇빛에 갓 말린 것처럼 뽀송뽀송한 신발'이었다.


원인 분석부터 시작했다. 신발은 매일 착용한다. 그러나 옷처럼 매일 세탁하진 않는다. 신발 안쪽 좁은 공간은 발에서 나오는 습기와 땀으로 가득 찬다. 냄새와 곰팡이를 피할 수 없는 이유다.

이씨는 매일 신발 안쪽을 열과 바람으로 건조시켜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게 핵심이라고 봤다. 그렇게 그녀는 생소한 제품개발의 길로 들어섰다.


개발은 쉽지 않았다. 제품은 계획한 대로 만들어지지 않았고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갔다. 가장 큰 문제는 돈이었다. 주부 입장에서 개발, 금형제작, 부품구매까지 감당하기엔 부담이 너무 컸다. '포기'란 단어를 공책에 휘갈기는 날이 늘어났다.

그런 이씨를 도운 건 곁에 있는 가족이었다. "아이디어를 설명하자 가족들도 대환영이었어요. 발이 중요한데도 지금까지 마땅한 신발관리 도구가 없었다고 하면서요. 덕분에 저도 힘을 많이 얻었죠."


이씨는 발은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수요만큼은 확실할 것이라 믿었다. 1년여가 흐른 지난 4월, 이씨는 마침내 신발건조기 '퓨어힐'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었다. 퓨어힐은 70℃열과 팬 바람을 이용, 신발 안쪽을 건조하는 보조기구. 건조는 물론, 탈취, 살균까지 동시에 빠르게 진행한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자체 실험 결과, 제품 사용 30분 만에 암모니아 가스가 78%가까이 사라지는 성과를 보였다. 젖은 운동화의 경우는 5시간 만에 완전 건조된다. 이씨가 그토록 바라던 제품이 나온 셈이다.


이씨는 "소비자 반응도 예상보다 훨씬 좋다"며 웃었다. 그녀의 말은 허언이 아니다. 현재 퓨어힐은 지마켓, 옥션 등 오픈 마켓을 중심으로 한 달에 5000여개씩 팔리고 있다. 12월에는 홈쇼핑 판매도 계획 중이다. 예상 판매수량만 월 10만~30만개. 얼마 전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주관한 '중소기업 히트제품 페스티벌'에서 소비자평가단이 선정한 '우수기업'에 뽑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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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특히 중진공에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막상 제품은 만들었는데 어떻게 판매해야 할지 도통 모르겠더라고요. 중진공이 진행 중인 '히트500'에 선정되며 문의도 많이 들어오고 판매가 이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씨는 현재 퓨어힐을 만드는 보건하이텍(www.rnrich.co.kr)의 부사장직을 맡고 있다. 그녀는 "앞으로 군화, 등산화 등 맞춤형 건조기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전 세계에 신발건조기를 널리 전파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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