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파문, 한반도에도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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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폭로 전문 사이트 위기리크스가 25만여건에 이르는 미국 국무부 외교 전문을 공개한 가운데 한반도의 가장 민감한 사안인 대북 현안이 낱낱이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북한의 불안정한 내부 사정을 전하는 외교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이 실명으로 다수 공개됐다.

지난 1월 유명환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은 로버트 킹 미국 대북인권특사에게 "해외 근무 중인 북한의 고위 외교관 다수가 한국에 망명했다"고 밝혔다. 유명환 전 장관은 북한의 상황이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고 있다며 북한 외교관의 전문 지식을 활용하기 위해 망명 사실을 비밀로 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시기와 김 위원장 사후 북한 상황에 대한 우리 정부의 시각도 그대로 드러났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지난 해 7월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만나 "한국의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수명이 2015년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북한에서 권력 승계 작업이 서둘러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지난 2월 외교통상부 제2차관 재직시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 대사와의 오찬에서 "북한은 이미 경제적으로 붕괴하는 중이고 김 위원장이 사망할 경우 2~3년 내에 정치적으로도 무너질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외교안보수석은 이어 "중국의 차기 지도자들은 한국이 주도하고, 미국과 우호적인 동맹을 맺은 통일한국을 편안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폭탄 테러를 당할 뻔했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던 지난 2월 커트 캠벨 미 국무무 차관보에게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앞둔 가운데 북한 당국이 평양발 베이징행 열차에서 폭탄을 찾아냈다고 전했다.


북한 내부에서 쿠데타도 3번이나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월 주한 미국대사관이 미국 국무부에 보고한 문서에는 1990년대에 북한 내부에서 3번의 쿠데타 시도가 있었으며 이후 김 위원장이 쿠데타에 조금이라도 연루된 사람은 모두 처형하는 등 엄격한 통제 정책을 시행, 쿠데타 발생 가능성을 원천봉쇄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북미 관계에 관한 내용도 다수 공개됐다. 지난해 북한은 몽골을 통해 미국에 비핵화 논의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몽골 외교부 관계자는 김영일 당시 북한 외무성 부상(현 노동당 중앙위 국제부장)과의 회담 후 "김영일 부상에 따르면 북한은 기아 대책보다 군비에 훨씬 더 많은 돈을 쓰고 있지만 현재 상황은 북한이 군사력에 매달릴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다"며 "김 부상은 북한은 절대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으며 오로지 자기 방위에만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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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또 6자회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지 않을 것이며 비핵화 및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양자회담을 개최하기를 원한다는 뜻도 전했다. 김 부상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미국 여기자 석방을 위해 방북한 것을 두고 "북미 양자대화를 위한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차기 후계자로 거론되는 김정은은 정부 주도의 계획 경제 체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해 말 북한의 화폐개혁 조치는 김정은 후계구도에 반대하는 정적들을 색출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며 최종적으로는 북한이 화폐개혁을 통해 베트남식의 경제개혁을 추구할 것이라고 문건은 밝혔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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