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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거꾸로 가는 현대건설 인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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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블로그]전필수의 대박과 쪽박사이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현대건설을 둘러싼 '범현대가'의 집안싸움이 연장전에 접어들었습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교되는 싸움에서 극적으로 현대그룹이 승리했지만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당장 현대그룹 내에서도 일부 계열사 노조가 공공연히 반대하며 인수자금 내역을 공개하라고 나섰습니다. 옛 주인의 품으로 돌아가는 현대건설 노조도 같은 주장을 합니다. 제수씨와 한판 싸움에서 패한 현대차그룹도 이 틈을 타 다시 한번 뒤집기를 노리고 있습니다. 채권단 등 매각자 쪽에서도 양해각서(MOU) 체결을 연기하는 등 현대건설 인수전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습니다.
현대건설 인수전이 장기화되면서 인수희망자인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 주식들도 요동을 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인수가능성과 주가가 반비례 한다는 것입니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16일, 현대그룹의 주력계열사인 현대상선은 하한가로 떨어졌습니다.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증권 등 다른 계열사들도 장중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급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반면 탈락한 현대차그룹의 현대차는 장중 4% 이상 급등하는 등 초강세를 보였습니다.

그런데 현대그룹의 승리로 마무리될 것처럼 보이던 인수전이 다시 안갯속으로 들어가면서 두 그룹의 주가도 명암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승승장구하던 현대차그룹 주가는 현대건설 인수에 대한 희망이 생기면서 다시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22일 장중 18만9500원을 찍었던 현대차는 23일 장중 17만2500원까지 밀립니다.
현대그룹 주는 반대로 조정을 딛고 반등을 합니다. 현대상선의 경우, 우선협상자 선정 직전인 15일 4만5150원이던 주가가 17일엔 3만4700원까지 밀렸었는데 25일 종가는 3만7100원까지 회복합니다.

두 그룹은 현대건설 인수의 당위성을 적극 홍보해 왔습니다. 현대차그룹은 건설을 신성장동력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하고, 현대그룹도 옛 그룹의 본가를 되찾아 10배로 키우겠다고 합니다. 경제성도 충분하다고 강조합니다.

시너지효과도 적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현대차는 현대차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면 현대건설이 세계적 건설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현대그룹은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와 시너지도 있고, 무엇보다 통일시대에 현대건설이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논리를 채권단을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이 어떻게 평가했는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두 그룹의 비가격 점수가 큰 차이가 없다니 아마도 후한 평가를 받았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다른 듯 합니다.

국내 1위 건설사를 인수한다지만 인수금액이 너무 높다는 게 시장의 우려입니다. 자금력에서 의심을 받고 있는 현대그룹은 말할 것도 없고 상대적으로 넉넉한 현대차에 대해서도 시장은 높은 점수를 주지 않고 있습니다. 적어도 시장은 현대건설 인수가 두 그룹에 '대박'이 아닌 '쪽박'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입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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