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발]연평도발 , 숨가빴던 67분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서해 연평도에 해안포와 곡사포를 첫 사격한 시간은 23일 오후 2시 34분이다. 이 사격은 2시 46분까지 이어졌고 150여발 중 90여발이 해상에 떨어졌다. 우리측은 2시 47분부터 3시 15분까지 28분간 50여발의 대응 발사를 했다.
북측은 2차로 3시 12분부터 29분까지 20여발을 추가 발사했으며, 우리측은 3시 25분부터 41분까지 반격하며 30여발을 발사했다. 67분간의 연평도발은 이처럼 숨가쁘게 진행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이에 북한의 최초 사격에 맞서 13분 뒤인 오후 2시 47분 K-9자주포로 대응사격하면서 "무모한 사격도발은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시키고 남북대결을 조장하는 행위로 즉각 중단하라"고 경고 방송을 내보냈다.
또 공군의 KF-16 4대, F-15K 4대등 총 8대의 전투기가 서해 5도지역으로 비상 출격해 만약의 경우, 북한 해안포 기지 등을 타격하기 위한 대비태세에 들어갔다. 당시 한반도 상공에는 미군의 랩터 F-22와 공중급유기가 한반도 상공에서 대기 비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그만큼 긴박하게 돌아갔다는 얘기다.
군 관계자는"오산, 군산기지의 미군 전투기는 물론 일본에서 상륙한 미군의 F-22랩터가 한반도 상공에 대기중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합참은 오후 2시 50분쯤 전군에 비상경계령을 하달했다. 또 백령도 ㆍ 대청도 등 서해 5도지역에 국지도발 최고대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 또 연평도 주민들을 20여곳에 설치해 놓은 대피소로 이동시켰다.
하지만 북한의 포성은 멈추지 않았다. 북한은 오후 3시 10분에서 41분사이에 수십발을 간헐적으로 발사했다. 사격을 멈출 때까지 100발 안팎의 해안포와 곡사포 등을 쏘아올렸다는 것이다.
당시 한민구 합참의장은 3시 40분부터 20분간 월터샤프 한미연합사령관과 화상 전화통화를하고, 연합위기관리 상황 선포를 검토중이었다. 우리군은 오후 3시 55분에 남북 장성급회담 남측대표 명의로 북측단장에게 '도발행위를 중단하라. 다시 도발할 경우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보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연평도사격에 사용한 포를 76.2㎜ 해안포와 170㎜ 곡사포로 추정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24일 "북한은 강령군의 개머리 기지와 무도기지에 배치된 해안포와 곡사포를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확한 발사수와 탄착지점은 좀더 조사를 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황해도 개머리기지와 무도기지에는 사거리 27km의 130mm, 사거리 12km의 76.2km해안포가 전진배치됐다. 또 사거리 27km의 130mm, 사거리 54km의 170mm가 전진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안포는 평사포 또는 직사포로 불리며 포신이 길고 포탄속도가 빨라 먼 표적을 공격할때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산뒤에 숨어있는 표적을 사격할때는 불가능하다. 이때문에 북한이 선택한 것은 곡사포다. 곡사포는 장사정포 또는 자주포로 불리며 탄도가 포물선이라 산 뒤에 숨은 표적을 타격하기 안성맞춤이다. 170㎜ 자주포의 최대 사거리는 북한군 야포 중 가장 긴 54㎞로 M-1978, M-1989 등 두 종류가 있다. 각각 T-54, T-62 전차 차체에 170㎜ 포를 얹어 사용한다.
우리군의 대응방식은 정밀포격이다. 이를 위해 군당국은 백령도와 연평도에 대포병탐지레이더(AN/TPQ)를 고정배치하고 K-9 자주포배치했다.
미국제인 대포병 레이더 중 AN/ TPQ-36(이하 TPQ-36)은 24㎞ 떨어진 북한 갱도ㆍ동굴 진지 등에서 발사된 북한군 장사정포(240㎜ 방사포, 170㎜ 자주포)나 해안포 포탄 10개를 동시에 포착해 어느 지점에서 발사됐는지 파악한다. 보다 탐지거리가 긴 AN/TPQ-37(이하 TPQ-37)은 50㎞ 밖에서 날아오는 포탄 및 로켓탄도 잡아낸다.
군은 AN/TPQ 36과 이보다 탐지거리가 높아진 AN/TPQ 37 두 종류의 레이더를 운용 중이며 올해까지 두 기종보다 우수한 스웨덴 SAAB사의 'ARTHUR'(ARTillery HUnting Radar) 6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K-9자주포는 국방과학연구소가 1984년부터 15초 이내에 3발 발사 가능한 탄과 장약 자동장전, 생존성을 높이기 위한 신속한 진지변환(Shoots & Scoots) 등 연구를 걸쳐 탄생시켰다. 15초내에 3발의 연속발사가 결정된 것은 2차 세계대전 조사표를 근거로 했다. 포탄이 떨어진 15초가 지나면 적군의 장비와 병력이 분산해 첫발인 명중탄 위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K-9자주포는 40km의 사정거리를 지니고 있다. 북한군의 1차 공격을 방어함과 동시에 30km밖에 있는 적의 2차 주력군까지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말이다. 우리군은 북한의 해안포 발사로 해병대 2명이 전사하고 15명이 중경상을 당했다.
군 관계자는 24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전사한 고(故) 서정우(22.해병1088기)) 병장과 문광욱(20.해병1124기) 이병에게 화랑무공훈장을 추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상자는 최주호(21) 병장과 김지용(21) 상병, 김명철(20).김진권(20).이민욱(19) 일병 등 5명이다. 경상자는 오인표.박성요.김성환 하사와 김용섭 병장, 서재강 상병, 조수원.이진규.김인철.구교석.한규동 일병 등 10명이다.
북한군 해안포 도발로 다친 사람은 민간인 3명이다. 연평도 주민들은 이날 오후 북한의 포 사격이 시작되면서 면사무소 직원의 대피 방송을 듣고 지역 내 19곳의 방공호와 군부대 진지 등으로 모두 긴급히 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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