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KIA)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9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 구장에서 열린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대만과 결승에서 9-3의 승리를 거뒀다. 이번 대회 5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선발로 나선 류현진은 몇 차례 위기를 맞았지만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대량 실점을 막아냈다. 1회 천용지에게 동점타를 맞은 뒤 계속된 1사 1,2루의 위기. 그는 대만이 자랑하는 장타자 린즈셩과 장타이산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력을 발휘했다.
4회에도 2점을 내준 뒤 1사 1,2루로 몰렸다. 이번에도 류현진은 장지엔밍과 천용지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스스로 불을 껐다. 국내 프로야구를 호령한 광속구와 체인지업의 조합은 대만 타자들에게도 통했다.
하지만 대표팀에는 우완 에이스 윤석민이 있었다. 그는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앞세워 상대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팀이 6-3으로 앞서던 5회 등판한 윤석민은 제구가 흔들려 첫 타자 펑정민에게 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이내 안정을 찾고 호투 행진을 시작했다. 류현진과 마찬가지로 위기 때마다 삼진을 뽑아냈다. 7회에는 펑정민-린즈셩-장타이산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윤석민은 지친 기색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조 감독은 9-3으로 크게 앞선 9회에도 그를 교체하지 않았다. 구위가 워낙 좋아 상대를 충분히 압도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윤석민은 펑정민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우승의 순간을 만끽했다.
류현진과 윤석민의 ‘금빛 계투’에 힘입은 한국은 2006 도하 대회 동메달의 악몽에서 벗어났다. 4년 전 태극마크를 달고 ‘도하 참사’를 직접 겪었던 둘은 이날 ‘결자해지’의 호투를 펼쳤다.
스포츠투데이 박종규 기자 gl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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