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나라당이 '대포폰' 특검 수용 여부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민주노동진보신당창조한국당 등 야5당이 내년도 예산안 심사 재개의 선결 조건으로 대포폰 국정조사 및 특검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식적으로는 "야당의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재수사에 반대하지만, 물밑에선 재수사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정옥임 원내대변인은 18일 오전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포폰 문건을 폭로한)이석현 의원의 자료는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공개된 자료"라며 "이미 (행정관의)직무 범위를 벗어나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또 야당의 추가 폭로 가능성에 대해 "폭로할 것이 있다면 모두 폭로하라"면서 "새로운 증거가 나온다면 당연히 재수사를 해야겠지만, 그(대포폰) 문제로 예산심의를 거부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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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당 일각에선 검찰의 재수사의 요구도 거세다. 정두언 최고위원 등 사찰 피해자를 비롯해 당내 소장파들은 검찰의 재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개혁성향 초선 모임인 '민본21' 소속 의원들도 전날 모임을 갖고 재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홍준표나경원 최고위원과 원희룡 사무총장도 최근 언론 인터뷰 등에서 "재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여기에 청와대 행정비서관이 대포폰을 개설해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에 이용한 사실이 드러난데 이어 청와대가 국정원장과 여야 정치인 사찰에 개입했다는 야당의 추가 폭로가 이어지면서 원내 기류도 변하기 시작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다음주 정책 의총에서 감세 문제와 서민특위 법안을 비롯해 민간인 사찰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논의하겠다"고 말해 검찰 재수사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당 관계자도 "야당에서 추가 폭로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재수사 정도는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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