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성장률·충당금 부담 등 엇갈려
18일 코스콤에 따르면 은행업종지수는 올 들어 1.64% 하락했다. 코스피 평균 상승률 11.97%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성적표다. 코스피 상장 대표 기업들이 금융위기 이후 눈에 띄는 실적 증가세를 보인 것에 비해 은행들의 성적은 부침을 거듭해왔기 때문이다. 대출 수요가 줄어 들면서 은행들이 본업에서 낸 이익은 많지 않았다.
내년에는 사정이 조금 나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개선 정도에 대한 의견은 서로 다르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중 은행 총대출이 전월 보다 7조8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대출 성장률에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대신증권은 2009년과 2010년 각각 0.4%와 4.1%에 불과했던 은행 총대출 성장률이 내년에는 8~9% 수준으로 성장하겠다고 예상했다. 은행업종에 대한 투자의견도 '비중확대'를 유지했다.
은행들의 투자매력을 급감시켰던 충당금 부담은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고 미분양 아파트가 늘면서 은행들은 건설사 및 PF대출과 관련한 충당금을 꾸준히 쌓아왔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은행업계가 그동안 건설사들과 관련된 대출에 대한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적립해 온데다 부동산 경기가 다소 나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충당금의 무게'는 줄어들겠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물론 아직 불씨는 남아있다. 박정현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6월에 기업신용평가를 받은 C등급 이하 건설사에 대한 워크아웃 프로그램이 속속 체결되고 있다"며 "대부분이 신규 자금 지원 및 기존 채무의 금리 인하로 귀결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은행권의 수익변동성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지겠다"고 내다봤다. 한화증권은 은행업종의 투자매력이 높지 않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췄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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