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이라면 며칠 만에 당장이라도 뛰어나오고 싶을 만큼 좁은 공간이지만 모리야씨는 만족한다. 구석구석 수납 공간도 충분하고, 남쪽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도 집 전체를 환하게 비춰 살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모리야씨는 단순히 생활이 가능한 수준이 아니라 살기에도 아주 좋은 집이라고 스스로를 애써 위로한다.
일본의 오랜 경기 침체로 모리야씨처럼 자의반 타의반으로 초소형 주택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15일 CNN이 보도했다. 도쿄 집값은 점점 떨어지고 있지만 도쿄에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은 서민들에게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
모리야씨는 "어떤 사람에게는 집 크기가 중요할 지 모르겠지만 내겐 어디에 사는 지, 어떤 환경에 사는 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유행 때문만은 아니다.
수기야마씨는 "충분한 돈을 가진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며 "땅값이 비싼 도쿄에서 집을 갖길 원하는데 연봉을 따져볼 때 그만한 여유가 없다면 작은 공간을 선택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유행이라기보다는 팍팍한 살림살이가 만들어 낸 사회상인 셈이다.
수기야마씨는 "사람이 살만한 건축물을 짓는 공간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며 "이는 건축가들에게도 창의적인 도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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