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공공관리 예산 반토막..공공관리 유명무실되나?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내년도 서울시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지 공공관리자 제도 관련 예산안이 반토막났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7월16일 도입된 공공관리자 제도의 내년 예산이 크게 삭감되면서 자칫 '장밋빛 청사진'으로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서울시 내년 예산안에 따르면 서울시는 내년 공공관리자 제도 지원금의 예산으로 53억원을 배정했다. 이 예산은 뉴타운 사업지에서 시행되는 공공관리자 제도에 지원되는 예산 20억원이 포함된 금액으로 올해 편성된 예산 100억원의 절반 수준을 밑돈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이나 추진위원회(추진위)의 자금 지원을 위해 배정된 융자 예산도 절반 수준 이상으로 삭감됐다.
올해 서울시가 공공관리자 제도 시행으로 추진위나 조합 운영에 필요한 자금으로 확보한 예산은 1340억원(뉴타운 사업지 예산 350억원 포함)이다. 하지만 내년에 배정된 돈은 뉴타운사업지 240억원, 비뉴타운사업지 315억원 등 555억원에 불과하다. 올해 예산보다 무려 58.6%나 준 것이다.
조합이나 추진위를 운영할 돈이 부족하면 재개발·재건축 사업도 난항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이나 추진위는 공공관리자 제도 시행 전 사업 자금을 시공사로부터 빌려왔지만 공공관리제 제도 적용 후 서울시로 부터 빌려야 한다.
내년 공공관리자 제도 관련 예산이 이처럼 삭감된 것은 올해 집행 실적과 공공관리자 제도 사업 초기라는 점을 반영했다는 게 서울시측 설명이다.
서울시는 올해 비뉴타운사업지 중 장위13구역 등 17개 사업장 13억6900만원의 공공관리제 자금을 지원했다. 이는 올해 예산 77억5000만원 중 17.66%만 집행한 것이다. 비뉴타운 사업지의 재개발·재건축 조합이나 추진위에 융자해 준 자금도 13억8600만원 뿐이었다. 애초 배정된 비뉴타운사업지의 융자 지원금은 1000억원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통상 3~5년 정도 소요되며 이주대책비 등 자금이 많이 소요되는 사업이 마지막 단계라는 점을 고려해 내년 예산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나도 3700억 받을 수 있나"…26일부터 한도 없어...
하지만 재개발·재건축 추진위나 업계 등은 내년 공공관리자 제도 관련 예산 삭감이 결과적으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올해 공공관리자 제도 관련 융자 실적이 저조했던 것은 까다로운 대출 조건 등으로 추진위나 조합에서 융자를 꺼린 탓이 크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현재 운영자금에 필요한 자금은 담보 대출과 신용대출로 구분돼 지원되고 있는데 신용대출은 5명 이상이 연대보증을 서야 하며 담보 대출은 조합원이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이나 동산을 담보로 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조합원 재산을 담보로 해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자금 지원 신청이 적은 것"이라며 "만약 대출 조건을 완화한다면 융자를 희망하는 곳이 늘어날 가능성이 큰 데 내년 예산이 삭감된 상태라 지원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만약 내년에 사업이 빠르게 진행돼 융자 지원 신청이 몰린다면 기금 등을 통해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