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좌읍 동복리 주민 박신홍씨는 자택 옥상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시설을 통해 낮에는 태양광을, 밤에는 한국전력의 전기를 사용한다. 밤에 사용량이 많더라도 낮에 태양광으로 전기를 공급하면 계량기가 거꾸로 돈다. 박 씨는 "그동안 전기요금으로 한 달에 4만~5만원씩 냈으나 이제는 전기요금이 기본료 1100원이면 충분하다며 "8~9월 두달치 고지서가 2200원 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에 남는 전기를 되팔 수 있게 되면 기본료를 내는 게 아니라 한전에서 돈을 더 받을 수도 있다.
박씨 집에서 10여분 거리에 위치한 구좌읍 평대리 주민 조영미씨는 스마트폰인 아이폰으로 가전제품의 전원을 제어하고 사용량을 본다. 조씨는 "현재로서는 전기요금 감소분이 크지는 않지만 텔레비전, 선풍기, 컴퓨터 등의 대기전력을 차단하고 영상전화기로 요금 현황을 볼수 있어 매우 편리해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스마트그리드는 실시간으로 전력 사용량을 측정하기 때문에 소비자는 이를 수시로 확인하며 보다 효율적으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 생산자도 전력사용 행태를 정밀 분석해 전력을 분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발전소 건설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신재생에너지 이용도 수월해져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도 기여하게 된다. 다만, 세계적으로 스마트그리드가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으며, 기업에 수익모델이 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적지 않아 실증사업들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구좌읍 일대는 지난해 말 지식경제부로부터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로 지정돼 6000가구 가운데 300여가구를 대상으로 실증단지 구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와 한국전력, SK텔레콤, KT, 현대중공업, 포스코ICT, LG전자, GS칼텍스 등이 참여하며 오는 2013년까지 총 2395억원(정부 685억원, 민간 1710억원)이 투입된다.
지경부는 사업 1년여를 맞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즈음한 8∼14일을 '스마트그리드 주간(코리아 스마트그리드위크, KSGW)'으로 정해 각종 포럼과 워크숍, 비즈니스 상담회 등을 아우르는 종합행사를 마련해놓은 상태다. 이번 행사는 제주 휘닉스 아일랜드 리조트와 구좌읍 일대에서 열리며 종합홍보관과 함께 각 사업자의 체험관 등도 선보인다.
제주=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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