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외환보유액이 지난 10월 말 현재 2933억5000만달러에 달했다. 한 달 전보다 35억7000만달러, 올 들어 300억달러가 각각 늘었다. 올해 네 번째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셈으로 9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세계 6위 수준이다. 이대로 가면 3000억달러 돌파도 멀지 않았다.


외환보유액 증가 이유로 한국은행은 "운용 수익이 늘어난 데다 엔화 및 유로화 등의 강세로 외화표시자산의 미국 달러 환산액이 늘어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주식과 채권을 사려는 국제유동성의 유입, 무역흑자, 환율 하락을 막기 위한 당국의 달러 매입도 외환보유액 증가에 기여했다.

무역에 의존하는 개방경제인 우리나라가 대외적으로 '안전판'역할을 하는 외화를 충분히 갖고 있을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외화가 부족하면 1997년 외환위기와 2008 년 금융위기 때처럼 나라가 위태로워진다. 그래서 정부는 2009년 초만 해도 외국인이 국내 채권에 투자해 얻는 이자소득에 대한 소득세와 법인세를 면제하고 채권양도차익에 비과세한다고 발표, 외화유입을 유도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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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격세지감이지만 외환보유액이 늘자 이렇게 많이 갖고 가야 하는지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사실 외환보유의 '적정'규모에 대한 정답은 없다. 그래도 외환보유액이 늘수록 그 기회비용이 커지니 두고 볼 수만은 없다. 외환이 들어오는 만큼 원화가 시중에 풀려 물가 관리가 어려워지고 원화를 흡수하려면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해야 한다. 통안증권의 이자는 미국 국채 이자보다 높아 역마진이 발생하는 것이다.

정부는 외자 유치 설명회를 연기하는 등 외환보유액 관리에 나섰지만 충분치 않다. 적절한 보유 목표를 세우는 한편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각 나라가 서로 금융위기 때 돈을 빌려주는 시스템이 한 방법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주요 20개국(G20) 회의가 국제 안전망을 마련하도록 우리 정부는 노력해야 한다. 또 물밀듯 들어왔다 빠져나가는 핫머니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려면 감독과 규제가 필요하다. 외환거래 참가자를 늘려 외환 시장 규모를 키우는 일도 서둘러야 한다. 그래야 소수 세력의 조종에 의한 환율 급등락 위험도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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