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마음을 읽어라
M&A 성패 여기에 있다<하>
현대건설 인수戰 전초전 끝, 시너지ㆍ명분 선택만 남았다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현대건설 매각을 위한 본 입찰 마감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두 그룹은 서로의 입장을 고수하며 한발짝도 양보하지 않고 있다. 현대그룹은 '적통성'을 주장하며 광고 등을 통해 여론몰이에 나섰고 현대차는 '경제논리'를 강조하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제부터가 본게임=지금까지 서로의 전략을 탐색하는 전초전에 불과했다면 이제부터 본게임이 시작된다. 현대건설 매각 본입찰 마감은 내달 12일이다.
현대차는 지난 19일 현대건설을 오는 2020년 수주 120조원, 매출 55조원의 세계적인 종합엔지니어링 업체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자동차와 철강에 편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키워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자동차와 건설이라는 이종 산업 간 사업 연관성이 낮다는 점을 우려한다. 국내 시공 능력 19위의 종합 건설사 현대엠코를 보유하고 있어 현대건설 인수 시 자기 시장 잠식으로 사업 통폐합, 인력 감축 등 비효율적 조직 운용으로 구조조정 압박에 시달릴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현대건설을 그룹의 대표 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현대그룹은 이번 인수전에서 전략적인 접근으로 선제 대응을 하고 있다.
현재 현대그룹은 최대 약점으로 꼽힌 자금력 부분에 있어 동원 가능한 방법을 통해 실탄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8일 현대그룹의 주력 계열사 현대상선은 4000억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데 이어 현대부산신항만 주식(전환 우선주) 199만9999주를 2000억원에 처분했다. 자기주식 신탁 해지로는 3778억의 여유 자금을 확보했다. 이에 앞서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이 총 4500억원 규모의 무보증 사채를 발행했고 전략적 투자자(SI)로 독일 M+W그룹을 선택하기도 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인수 목적으로 1조5000억원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현대상선 사상 최대 실적과 회사채 발행 등으로 자금 운영에 있어 여유가 생겼다"면서 "자본 확보 측면에서는 문제 없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인수전, 해외 시각은=현대건설 인수전을 둘러싼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을 바라보는 해외 언론의 시각도 제각각이다.
AFP통신 및 영국 파이낸셜타임즈 등 해외 언론은 자금면에서 앞선 현대차가 인수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AFP는 "43억달러(약 5조원)의 현금을 보유한 현대차가 현대그룹보다 한층 나은 위치에 있다"고 했으며 로이터는 "현금이 풍부한 현대차그룹이 재정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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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현대차의 현대건설 인수 효과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내는 논조를 보였다. WSJ은 "현대차는 이미 여러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대개는 어떤 식으로든지 자동차 산업과 연관돼 있어 이번 현대건설 인수전 참여는 사업 유사성의 관점에서 보면 논리적으로 부족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대자동차가 밝힌 친환경 발전 사업에서부터 충전 시스템과 연계된 친환경 주택 및 친환경 자동차에 이르는 시너지 창출에 대해서도 "이상한(bizarre) 논리"라며 논리부족을 꼬집었다.
세계적 투자은행인 스코틀랜드왕립은행도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의 비 핵심 분야에 대한 투자는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는 데다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부를 수 있다"며 "만약 현대차가 현대건설 인수자로 결정된다면 투자 심리가 부정적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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