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처분 이전으로 못박아야" vs "시점제한땐 재산권 침해 소지"


[아시아경제 소민호 기자] 재개발 등 정비사업의 조합원 현금청산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이에따라 조합은 물론 시공을 떠맡은 건설사들마저 사업성 저하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하지만 정부 등은 현금청산 요구는 조합원의 재산권 행사여서 청산요구 시점을 엄격하게 제한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재개발 등 정비사업에서 조합원들이 새 아파트 대신 돈으로 보상을 받는 현금청산 요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지방 주요 광역시에서는 보통 70% 안팎의 조합원들이 현금청산을 요구하고 있으며 심한 경우 90% 넘게 현금청산하는 사업장도 심심찮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추세는 수도권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인천 부평에서 따낸 한 재개발사업장에서도 현금청산 요구에 조합 등이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워낙 주택경기가 좋지 않은 지방 사업장에서 벌어지던 일들이 수도권으로도 확산됐다"면서 "미분양이 많이 적체된 상황에서 현금청산 후 일반분양이 늘어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문제는 현금청산 시기가 명확하지 않아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후에도 청산요구가 들어올 경우 이를 받아들이지 못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문제의 부평 사업장에서도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이후 분양신청을 받은 조합원들이 개인적 사정을 이유로 현금청산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사업성이 좋은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에서 이 같은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게 건설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관리처분인가 후 분양받지 않겠다며 현금청산을 요청하는 것은 부담금을 내고 정비사업을 마친 후 집값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장기 침체에 빠져있다보니 굳이 부담금을 내고 사업을 해봐야 이사를 오가는 등 절차만 복잡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조합원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어 현금청산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건설업계에서는 법적으로 현금청산 시점을 분명하게 해 사업지연 등 사업추진의 혼선을 막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재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에서 분양신청을 하지 않거나 분양신청을 철회한 경우, 관리처분계획에 의해 분양대상에서 제외된 경우 등은 현금청산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분양신청을 했다 철회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기준시점이 명확하지 않다. 관리처분 인가 후 분양을 얼마든지 철회할 수 있는 셈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조합원이 분양을 철회하고 현금청산을 요청하는 경우 관리처분인가계획을 변경하기 위한 총회를 다시 개최해야 하는 등 사업지연 요인이 크다"며 "관리처분인가 신청 전까지만 현금청산을 요구할 수 있도록 분명히 못박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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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달리 정부의 입장은 판이하게 다르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합원의 현금청산 요구는 재산권 행사의 일환"이라며 "어느 시점까지만 현금청산이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조합원이 관리처분 인가를 받은 이후 개인적인 이유를 들어 현금청산을 원할 때 이를 강제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정비사업에 참여할 건설사는 주변 집값시세 등을 사전에 감안, 현금청산 요구 가능성까지 예측하고 수주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면서 "공공관리제가 본격 시행되면 현금청산 요구 증가 등으로 인한 사업지연 등의 문제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소민호 기자 s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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