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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 '속이 탄다'...엔고로 脫열도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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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꺾일 줄 모르는 엔화 강세에 일본 경제가 신음하고 있다. 엔고를 못이겨 일본의 대기업들이 속속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있고 외국계 기관투자자를 비롯한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시장에서 이탈하는 추세다.

일부 대기업은 달러-엔 환율이 70엔대로까지 추락하는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경주 성명으로 정부의 환율개입 여지가 좁아진 상태여서 일본의 경제난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정부당국과 기업 등도 원화 강세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이유다.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시장 결정적인 환율제도에 대한 합의가 맺어지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양적완화를 시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엔화는 달러대비 15년래 최고치 행진을 펼치고 있다. 전일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80.50엔 대까지 하락했고 뉴욕외환시장에서도 80.41엔까지 빠졌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전일 달러-원 환율도 이틀 연속 빠지며 1110원대로 재진입했다.

일본 정부는 계속해서 시장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재무상은 거듭해서 “필요할 경우 적절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국제 합의를 무시하고 환시 개입에 또 다시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엔화 강세가 이미 일본 정부의 통제 수준을 벗어났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은 지난달 15일 6년여만에 환시에 개입했지만 이후 엔화는 달러대비 5%나 치솟은 상태.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 시장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증시에서는 외국계 기관 투자자뿐만 아니라 개인 투자자까지 등을 돌리고 있고, 고용시장에서는 자동차 업체에서부터 전자업체까지 설비를 해외로 이전하고 있는 상황.

영국계 중개업체인 HSBC증권은 최근 일본 주식부문 사업을 접었으며, 벨기에의 대형 금융업체인 KBC그룹 역시 일본의 증권부분 자회사를 매각했다.

일본 주식시장에서 외국계 투자자들은 거래량 면에서 전체의 60%를 차지할 만큼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이탈은 일본 주식시장에 커다란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개인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오카산증권의 지난달 일본 주식 거래규모는 간신히 50%를 넘겼다. 오카산증권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 대신 이머징 시장이나 미국 정보과학(IT) 부문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엑소더스도 지속되고 있다. 세계최대의 자동차생산업체인 도요타는 주력제품인 프리우스를 태국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경쟁업체인 니산의 카를로스 곤 사장은 "일본 이외의 지역에서 생산을 더욱 늘리는 것 이외에는 경쟁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무라타제작소는 오는 2013년까지 해외생산 물량을 현재의 두배인 3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도시바의 사사키 노리오 사장은 25일 “엔화의 추가 상승에 대비하기 위해 달러-엔화 환율이 70엔까지 하락하는 상황을 견딜 수 있는 운영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엔고로 일본 기업들의 손실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는 전일 하반기 추정환율을 현재의 90엔에서 80엔으로 대폭 낮춰 잡았는데, 이로 인한 손실액은 1500억엔 수준. 닌텐도도 올해 실적 전망을 종전 2000억엔에서 900억엔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 밖에 혼다와 닛산의 경우 환율이 1엔 하락할 때마다 연간 170억엔과 150억엔의 손실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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