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멀어지는 경기도 소방인력 3교대… “어쩔수 없다지만”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확충 계획 대비 실적 ‘0’, “지급된 교부세는 어디로?”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경기도의 ‘소방 현장부서 3교대 인력 확충 계획’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3교대 인력 확충 계획은 행정안전부가 소방공무원의 근무여건을 개선하고 각종 재난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추진하는 정책이다. 정부는 물론 광역 자치단체 역시 역점을 두고 있어 대부분의 시·도는 인력충원과 자체조정을 통해 이미 완료했다. 하지만 경기도가 문제다.
2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경기도는 2010년 소방인력 확충 계획 296명 가운데 지금까지 단 한 명의 인력도 충원하지 않았다. 경기도를 포함한 다른 지역의 계획 대비 확충 비율이 83%에 육박하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저조한 편이다.
<시·도별 3교대 확충 계획 및 실적(9.30일 현재) / 행정안전부(단위:명)>

<시·도별 3교대 확충 계획 및 실적(9.30일 현재) / 행정안전부(단위:명)>

AD
원본보기 아이콘

이처럼 경기도가 확충 실적 ‘0’를 기록하고 있는 원인은 재정 운영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경기도는 올해 총 580억원의 보통교부세를 내려 받았지만 소방공무원을 채용하기 위한 사업에는 해당 교부세를 지원하지 않았다. 580억원 가운데는 공무원들을 충원할 때 사용되는 총액인건비가 일부 포함됐지만 경기도는 다른 사업에 해당 교부세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조직담당 관계자는 “확충 계획 296명은 행안부에서 제시한 것으로 소방인력은 도 공무원이기 때문에 최종 결정은 도에서 내린다”며 “현재로서는 정부에서 인건비를 보전받지 못해 재정여건이 좋지 않다”고 털어놨다. 다른 지자체들보다 비교적 높은 재정자립도(59.3%)로 인해 소방인력 충원 과정에서 발생되는 비용을 100% 지방세로 부담해야하기 때문에 충원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243개에 달하는 소방관련 기관 숫자도 걸림돌로 꼽았다. 이 관계자는 “해당 기관에 있는 장비를 운영할 인력도 필요하기 때문에 무조건 뽑으라고 하면 결국 재정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연차적으로 진행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주무부처인 행안부와 소방방재청도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행안부 자치제도과 관계자는 “보통교부세는 수입이 많은 지자체에는 지급이 안되고 적은 곳은 보존해주기 위해 내려주고 있는 것으로 현 제도 안에서 (보통교부세를)어디에 사용할지 결정하는 권한은 경기도에 있다”고 밝혔다.

소방방재청 역시 같은 입장이다. 소방정책과 관계자는 “경기도 내에 있는 수원, 용인, 평택 등 6개 시의 재정자립도가 높기 때문에 경기도의 보통교부세가 줄었다”며 “보통 교부세는 일반회계로 편입되기 때문에 경기도 내에서 다른 사업에 사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교부세가 어디에 사용됐는지 확인하는 것도 쉽지 않다. 경기도 예산부서 관계자는 “내려온 580억원은 바로 도비화됐다. 보통교부세는 ‘무슨 사업에 사용해라’라는 식으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용방향은 경기도가 결정한다”며 “더욱이 교부세는 세입으로는 잡히지만 세출 과정에서는 어디에 사용됐는지 확인하지 않아 일단 쓰이고 나면 정확한 파악이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2010년 지급된 총액인건비가 해당 인원을 충원하는데 사용되지 않으면 내년도 교부세는 더 삭감된다는 것이다. 즉 매년 지급되는 교부세는 갈수록 줄어들고 인력 충원은 더욱 힘들어지는 악순환이 일어나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은 결국 소방공무원들이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근무 중인 김현기 소방위(36·가명)는 “지금도 3교대를 실시하고 있지만 실시 비율은 27%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도지사 소속 공무원이지만 3교대 확충을 위해 지급된 교부세가 다른 사업에 사용됐다는 것은 납득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회에 늘어선 '돌아와요 한동훈' 화환 …홍준표 "특검 준비나 해라" 의사출신 당선인 이주영·한지아…"증원 초점 안돼" VS "정원 확대는 필요"

    #국내이슈

  • 수리비 불만에 아이폰 박살 낸 남성 배우…"애플 움직인 당신이 영웅" 전기톱 든 '괴짜 대통령'…SNS로 여자친구와 이별 발표 경기 진 선수 채찍으로 때린 팬…사우디 축구서 황당 사건

    #해외이슈

  • [포토] 세종대왕동상 봄맞이 세척 [이미지 다이어리] 짧아진 봄, 꽃놀이 대신 물놀이 [포토] 만개한 여의도 윤중로 벚꽃

    #포토PICK

  •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부르마 몰던 차, 전기모델 국내 들어온다…르노 신차라인 살펴보니 [포토] 3세대 신형 파나메라 국내 공식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전환점에 선 중동의 '그림자 전쟁'   [뉴스속 용어]조국혁신당 '사회권' 공약 [뉴스속 용어]AI 주도권 꿰찼다, ‘팹4’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