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재테크]퇴직연금 선진국선 선택아닌 '필수'
[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우리보다 먼저 고령사회에 진입한 선진국의 경우 퇴직연금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글로벌 퇴직연금의 자산규모는 23조2900억달러로 집계됐다. GDP대비 글로벌 퇴직연금자산의 적립비율은 70%에 달한다. 이 중 퇴직연금의 자산규모가 큰 미국 호주 일본 홍콩 등 상위 7개 국가는 전체 퇴직연금 시장의 94%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상위 7개 국가를 중심으로 확정급여형(DB)에서 확정기여형(DC)상품으로 퇴직연금이 전환되는 추세가 나타났다. 1999년 확정급여형과 확정기여형의 비율은 각각 68%, 32%였지만 지난해 말에는 58%, 42%로 확정급여형의 성장률이 낮아지고 투자 성향이 높은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의 비중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퇴직연금제도는 130년 전 시작돼 전체 은퇴자산 중 퇴직연금이 총 65%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 퇴직연금은 확정급여형에서 초기부터 수급권을 보장받고 직장을 이동 할 때도 계속 적립할 수 있는 확정기여형 상품인 401(k)로 가입자가 이동하고 있다.
특히 확정기여형 401(k)은 퇴직적립금을 회사에 쌓아두지 않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투신사나 증권사 등에 운용을 위탁해 성과에 따라 퇴직금의 액수가 달라진다. 이에 따라 401(k)자금의 60% 이상이 주식시장으로 들어가 미국 증시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호주의 경우는 3층 구조로 노후소득보장 시스템을 갖췄다. 1층은 세금으로 지원되는 기본적인 노령연금, 2층은 퇴직연금인 수퍼애뉴에이션(Superannuation), 3층은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개인연금이다.
호주의 퇴직연금인 수퍼애뉴에이션은 기업에서 근로자 연봉의 9%를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강제가입제도다. 가입자 스스로 추가 납입을 할 수도 있다.
현재 가입률은 95%에 이른다. 저축성향이 낮고 부동산 투자를 선호해 노후 대비가 충분하지 못한 호주인들은 퇴직 후에도 노령연금과 퇴직연금을 합해 기존 임금의 50%~70% 수준으로 대체 소득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호주 정부에서도 세제혜택을 적용해 근로자는 15%의 최저세율을 적용하고, 고용주는 납입금 전액을 손비로 인정한다. 연금수령시기 역시 가입자 스스로 결정해 65세 이후라도 본인이 원하면 연금 수령시기를 늦추거나 추가로 납입할 수 있다.
홍콩의 경우는 기업이 주체가 되는 자발적 퇴직연금(ORSO)과 모든 사기업 근로자와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강제적 퇴직연금(MPF)으로 나눠 운영되고 있다.
ORSO의 경우 10년 이상 근무해야만 퇴직급여를 100% 받을 수 있다. 반면 MPF는 연금 지급 권한을 가입자에게 즉시 부여하기 때문에 전직이 잦은 홍콩에서는 ORSO보다 MPF를 선호하는 편이다. MPF는 대부분 확정기여형으로 운영되며 근로자 월급 기준으로 고용주와 근로자 각각 5%씩 적립하고 추가적립도 가능한 형태다.
대표적인 장수국가인 일본은 1960년대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해 확정급여형으로 운영해왔다. 그러나 장기침체와 급격한 노령화로 인해 퇴직연금을 부담을 이겨내지 못한 기업들이 늘며 가입자가 감소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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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일본 정부에서는 미국의 401(k)제도를 참고해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를 시행했다. 초기에는 주식투자와 같이 고위험 상품 투자를 꺼려하는 일본인들의 보수적 성향 때문에 자신의 책임 아래 적립금을 운용하고 수익을 연금으로 받는 확정기여형 상품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근로자 10명 중 1명 수준인 311만명이 가입하며 일본도 '저축에서 투자'로 퇴직연금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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