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화상 10년새 3배 급증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1세 미만의 영아화상이 지난 10년동안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로 뜨거운 것에 덴 '열탕화상'이 많았다.

한림대학교 한강성심병원 화상센터는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화상 치료를 받은 환자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0년 110명이었던 영아 환자가 작년엔 347명으로 집계돼 10년새 3배 이상 증가했다"고 20일 말했다.

조사결과, 화상의 주된 원인은 열탕화상이었다. 2000년 110명 중 85명(77%)이, 2009년에는 347명 중 313명(90.2%)이 뜨거운 것에 데었다. 또 10년 전에는 가열된 용액(50.5%)으로 많이 다친 반면 작년에는 주로 음식이나 기름(44.6%)때문에 아이들이 화상을 입었다.

영아들은 주로 전기포트의 줄을 잡아당기거나 정수기의 뜨거운 물에 덴 것으로 조사됐다. 정수기 온수 온도는 약 85℃로, 피부에 1초만 직접 닿아도 2도 화상을 입힐 수 있는 높은 온도다. 2도 화상을 입으면 상처 부위가 빨갛게 되고 물집이 생기며 피부가 타는 듯한 강한 통증을 느낀다. 이 밖에 다리미나 러닝머신, 전기밥솥, 전기콘센트 등을 잘못 만져 화상은 입는 영아들도 많았다.

전문가들은 아이가 화상을 입었을 때는 빠른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먼저 화상의 원인을 제거하고 즉시 생리식염수나 흐르는 수돗물로 화상부위를 20~40분 정도 식혀야 한다. 이 때 손으로 화상부위를 만지면 2차 감염이 될 수 있으므로 직접적인 접촉은 피해야 한다.

물집이 생긴 경우 무리해서 터뜨리지 말고 그대로 놔둔 채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또 안경이나, 반지, 목걸이 등 금속류는 바로 제거해야 화상 정도가 심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전 욱 소장은 "맞벌이의 증가, 핵가족화로 점차 영아들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는 게 영아화상 증가의 주 원인"이라며 "평상시 화상을 일으킬 수 있는 물건에 아이가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고, 화상을 입었을 때는 당황하지 않도록 응급처치법을 숙지해 놓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혜정 기자 par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