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머니클럽]"월급으로 10억 만들려 뭉쳤죠."
재테크 독하게 하는 방법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정신없이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이렇게 살다간 돈을 모을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카페에 가입해 재무설계를 꼼꼼히 받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부터가 재테크의 시작이었습니다. 그 때 처음으로 제 월급 중 보험에 들어가는 돈의 비중이 너무 크다는 것을 알게 됐죠."(이민경ㆍ초등학교 영어교사)
"주식, 펀드 등 돈이 된다는 곳에 투자하는 데 급급했는데 카페에 가입하고 나서는 차분히 계획적으로 돈을 모으게 됐습니다. 틈틈이 경제신문을 읽고 경제 흐름을 파악하며 재테크하는 습관도 기르게 됐구요."(박원석ㆍ홈페이지 관리 전문업체 대표)
대한민국의 짠순이ㆍ짠돌이들이 행복한 재테크를 위해 온라인상에서 뭉쳤다. 바로 지난 1999년 11월에 개설된 인터넷 다음 재테크 카페 '재테크 독하게 하는 방법(재독카페ㆍhttp://cafe.daum.net/MAIL)' 얘기다. 햇수로만 12년째에 접어든 이 카페에는 약 23만3380여명의 회원들이 '월급 220만원으로 시작해도 누구나 10억까지'라는 모토를 갖고 활동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저희 카페가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5년부터였습니다. 5년간 회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죠."
재독카페의 운영자인 이광배씨는 더 많은 사람들이 합리적인 소비를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원해 이 카페를 개설했다. 그는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살고 싶어 하지만 생각만 갖고는 잘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며 "자녀양육, 교육, 결혼자금 등 여러가지 필요자금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목표가 수립이 돼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재무설계연구소에서 대표 컨설턴트로도 일하고 있는 그는 카페 회원들 중 개인소득 150만원 이하, 맞벌이 부부 소득 300만원 이하의 가정에게는 무료로 재무설계를 해 주기도 한다. 최근에는 '재테크 독하게 하라'의 후속 신간을 냈고, 이와 관련한 강연회도 17일 열린다.
이 씨는 "재무설계를 해 보면 자신의 수입과 지출이 얼마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 놀라웠다"며 "흔히들 재테크라고 하면 돈을 뻥튀기하고, 주식으로 100%의 수익을 내는 것만 생각하는데, 실제로 중요한 점은 여기저기 새는 돈을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태어날 때부터 부자인 사람들보다 자수성가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며 "합리적인 계획과 부단한 노력, 끈질긴 실천으로 부를 쟁취하는 것이 이치"라고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 씨를 중심으로 재독카페에는 전국의 다양한 회원들이 모여 있다. 재테크 트렌드를 반영한 교육강좌 등 오프라인 모임도 주기적으로 진행된다. 이 씨는 "한 번 모일 때마다 1만~2만원 정도의 참여금을 받고, 참여금으로 뒷풀이를 하며 회원들끼리 친목을 다진다"고 말했다. 뒷풀이를 하면서 재테크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물론이다.
정모의 경우 수도권에서부터 지방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참석한다. 이민경 씨는 "지난번 모임 때는 제주도에서 올라온 분도 계셨고, 뉴욕에서 잠깐 한국에 들어온 사이 참석한 분도 계셔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박원석 씨도 "지방의 경우 정보 자체가 미약하다보니 참여도가 더 높고, 호응도 더 좋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다양한 회원들이 있다 보니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다. 첫 번째는 짠돌이ㆍ짠순이 커플 탄생이다. 이 씨는 "재무설계를 해줄 때에는 본인의 라이프스타일 등 자세한 내용까지 알게 되다 보니 서로 잘 맞을 만한 남녀들이 보이기도 한다"며 "실제로 소개시켜 줘 커플이 탄생한 경우도 있다"며 웃었다.
스스로 재테크 도우미를 자처하는 사람들도 있다. 안과ㆍ피부과 의사들이 주치의 노릇을 하고 있는 것. 이 씨는 "돈을 버는 것 뿐 아니라 기존에 쓰는 지출을 줄이고 합리적으로 쓰는 것 또한 재테크라고 생각해 전문가를 자처한 의사 회원들을 직접 만난 후 주치의 코너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펀드ㆍ보험ㆍ금융ㆍ세무ㆍ부동산 등 다양한 부문의 전문가들이 투자자들에게 갖가지 조언을 하고 있다.
이제 이 씨에겐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바로 재독카페를 단순한 재테크 동호회가 아닌, 재무설계에 중점을 둔 카페로 키우는 것이다. 이 씨는 "앞으로 재테크는 단순한 기술적인 돈 버는 방법이 아닌 재무설계로 트렌드가 바뀔 것"이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재무설계의 중요성을 알게 되고, 부단한 노력과 공부로 몇 십 년 후에 웃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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