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FF피플]'된장' 류승룡 "내 안의 '귀요미'를 꺼내보였죠"(인터뷰)
[부산=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우리 영화 '된장'을 일본에서 리메이크하면 '낫또'겠죠?"
묵직한 저음의 류승룡이 툭 던지는 유머는 처음엔 당황스럽다. 얼굴만 찡그리면 곧바로 험상궂은 야수로 변하는 그가 갑자기 '소녀'의 장난을 칠 땐 웃음을 터트릴 여유도 찾기 힘들다. 그러나 그것은 순간에 불과하다. 류승룡의 유머에 매료되는 건 일순간이다.
15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해운대의 한 호텔에서 만난 류승룡은 '퀴즈왕' 때보다 한층 더 들떠보였다. 첫 주연작 '된장'이 부산영화제의 하이라이트 부문인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됐기 때문일까.
"정성들여 찍은 작품을 내놓는다는 점에서 오는 기대감이죠. 영화제에 초청된 것도 기쁜 일이고요. 제 출연 분량이 가장 많기는 하지만 전 주연이 아닙니다. 주인공은 이요원 이동욱이고, 저는 그 두 사람의 비밀을 파헤치는 역할일 뿐입니다."
'퀴즈왕'의 장진 감독이 제작자로 나선 '된장'은 탈옥한 살인마를 잡을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 된장찌개의 비밀을 찾아가는 다큐멘터리 PD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류승룡은 된장의 비밀을 좇아가는 최유진 역을 맡았다. 이 영화에서 그는 예상외로 매우 코믹하다.
"감독님과 함께 만든 것이지만 시나리오의 유진이 30이었다면 제가 만든 유진이 70일 겁니다. 배우에 따라 차이가 큰 캐릭터가 있고 반대의 경우가 있는데 유진은 전자에 가까워요. 다른 배우가 했다면 크게 달라졌을 거예요. 원래는 진지하기만 한 캐릭터였는데 OK컷 이후에 장난처럼 내 안의 '귀요미'들을 꺼내 보이니까 감독님도 좋아하시더라고요."
류승룡과 '귀요미'라니, 이건 '깜찍이 야수'만큼이나 모순적인 형용이다. 그러나 '된장'에서는 이러한 모순 형용이 신선한 재미를 선물한다. 류승룡이라는 이름의 양파가 하나씩 껍질을 벗기는 셈이다.
"영화라는 시장 안에서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었어요. 그걸 잘 아는 사람이 장진 감독이었고요. '시크릿'이나 '열한번째 엄마'에서 그게 보이진 않잖아요. 장 감독은 저와 코미디 연극을 세 편 정도 같이 했으니까 믿어 의심치 않고 '퀴즈왕'의 배역을 준 거죠. '된장'이 개봉하면 앞으로 코미디가 들어올 겁니다."
장진 감독은 공공연하게 자신이 관여한 프로젝트 중 '된장'에 가장 애정이 많이 간다고 말하고 있다. 류승룡은 "장진 감독이 두 번 정도 울었다는 지점을 생각해 볼 때 웃음도 있으면서 애틋한 감성이 좋았던 것 같다"고 넘겨짚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얻은 호평에 힘입어 '된장'은 21일 개봉한다. '된장'이 개봉하기도 전이지만 그는 쉬지 않고 다음 작품을 향해 뛰고 있다. 얼마 전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을 소재로 한 '아이들' 촬영을 마쳤고, 이젠 이준익 감독의 '평양성'과 장훈 감독의 '고지전' 현장으로 달려가야 한다. 류승룡의 전성시대는 이제야 시작이다.
스포츠투데이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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