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물가는 뜀박질을 하는데 정부 대책은 거북이 걸음이다. 배추파동만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거의 모든 농수산물이 급등하고, 정부가 집중 관리한다는 생필품 가격도 뛰고 있다. '친서민'의 소리는 높지만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뒷북 대응에 급급할 뿐이다. 뾰족한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어제 배추ㆍ시금치ㆍ파 등 채소가격이 59.5%나 오르는 등 농림수산품 생산자물가가 전달보다 16.0% 올랐다고 밝혔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5년 이래 최고치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3.6%나 올랐다. 2% 수준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한은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생산자물가는 위험수위다.

정부가 2008년 3월부터 물가 안정을 위해 집중 관리하고 있는 생필품, MB물가도 급등했다. 주요 생필품 52개 중 9월에 가격(전년 동월 대비)이 오른 품목은 41개로 전체의 78.8%에 달했다. 지난달 수입 물가도 전년 동월에 비해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5.7%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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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부 대응은 사후약방문이다. 배추와 무 등 채소류는 이미 봄부터 뛰기 시작했다. 주요 원자재를 비롯한 수입물가 역시 몇 달 전부터 오름세였다. 가뭄과 홍수, 폭염 등 세계적인 기상 이변으로 인해 '애그플레이션'이 우려될 정도였다. 물가 불안의 징후가 나타난 것은 벌써 오래전이라는 얘기다. 그런데도 정부는 지표상의 소비자물가가 2%대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팔짱을 끼고 있었다. 배추 값이 폭등하고 물가불안이 눈 앞의 현실로 닥친 후에야 대책을 마련한다며 법석을 떨기 시작했다.

대책이라는 것도 그게 그거다. 알맹이가 없다. 정부와 여당은 어제 당정청회의에서 물가불안과 관련해 채소류 등 급등 품목의 수급 안정을 위한 단기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농수산물 가격 안정을 위한 대응 태세를 재점검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초 추석을 앞두고 발표한 성수품 수급 안정, 불공정 행위 집중 단속 등의 대책과 다른 게 없다. 뒷북 대응이 아니라 선제적으로 미리 대응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책도 실효성 있는 근원적 처방을 내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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