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m 이순신대교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며

김종인 大林사장 "최고 기술력으로 세계의 다리 건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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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지난 8일 비오는 바다 위 270m 상공. 이순신대교 주탑 위에 중년의 남자가 서 있다. 눌러 쓴 작업모 옆으로 희끗한 새치가 보인다. 180cm 가량 되는 키에 마른 체격을 소유한 그에게서 알 수 없는 힘이 느껴졌다.


그는 김종인 대림산업 대표다. 1975년 대림산업에 입사한 이후 현재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몸에 담은 듯, 그는 고개를 숙인채, 서영화 여수산단진입도로 3공구 현장 소장으로부터 기술 브리핑을 듣고 있었다. 서 소장의 음성이 떨렸다. 짧은 설명이었지만 자신이 몸 담고 있는 회사의 최고 자리에 있는 사람을 현장에서 맞대고 얘기한다는 건 그리 녹록한 일은 아니었다.

그의 고충을 알기라도 하듯 김 사장은 입가에 미소로 대답을 대신한채,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안에 몸을 실었다. 이어 서 소장에게 작업하는 인부들의 구명조끼에 대한 말을 이어갔다. 그는 끈(당기면 부풀어 올라 바다 위를 떠다닐 수 있게 하는)이 없는 구명조끼를 입고 작업을 하는 인부들이 봤다며 안전을 요구했다.


서소장에게 절대절명의 순간이 찾아온 셈이다. 이때 엘리베이터를 관리하는 직원이 그를 살렸다. 바다에 들어가면 수압 때문에 자동으로 구명조끼가 터진다는 설명이다. 또 조끼 안에 끈이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고 끈이 없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특유의 미소를 머금은 김 사장은 직원들을 상대로 이순신대교 이후 펼쳐질 수주 시장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자력으로 최상의 조건으로 건설할 수 있는 기술을 갖는 것은 국내외 시장에서 가장 큰 힘이 된다는 얘기였다. 이어 부동산 경기가 안좋은 지금과 같은 시기에 토목이나 플랜트 부분이 잘 되면 회사에도 큰 이득이 된다는 말도 이어갔다.


현 부동산 시장, 특히 수도권은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로 사업하기가 아주 힘들다. 이에 다른 부문에서 힘을 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기 상황이 언제쯤 풀릴 것으로 예상되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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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설명이 끝나고도 엘리베이터는 한참을 내려갔다. 얼마전 화제가 발생한 부산의 한 주상복합아파트로 넘어갔다. 그는 회사내 주택사업을 관장하던 사람으로서 이번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주상복합의 경우 각종 규정에 따라 내장제는 화재에 강하게 설계되지만 실제 외장재는 그렇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문제에 대해 정부 당국의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설명도 잊지 않았다.


엘리베이터가 지상에 도착했다. 김사장도 가벼운 목례와 함께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그의 미소와 설명은 현장에 남았다. 서 소장을 비롯, 엘리베이터 안에 있던 현장직원들은 힘을 얻은 모습이었다. 대림산업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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