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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환경으로 ‘P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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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국회 지식경제위원장] 미국의 미래전략 컨설턴트인 리처드 왓슨은 "다음번에 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가거든 충분히 즐겨라, 그것이 마지막 저가 해외여행이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거대 여객기를 저렴한 비용으로 띄울 수 있는 대체 에너지가 개발되기 전까지 항공권 가격은 계속 올라갈 것이기 때문이다. 자원 고갈과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가 가격 상승의 원인이다.

생태환경은 더 이상 식생활이나 건강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생활 전반에 두루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리처드 왓슨의 예상대로라면 환경문제는 현대인의 여가 문화를 바꿔놓을 것이다. 탄소세 증가와 자원 고갈로 이미 대중화된 해외여행이 가까운 미래에 다시 소수 부유층만이 즐기는 여흥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명박 정부는 정권 초기부터 '녹색성장'을 가장 중요한 기치로 삼았다.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이 성장만을 강조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명박정부 녹색성장의 핵심이 에너지정책에 있는데 에너지 과다소비에 대한 대책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또한 녹색뉴딜 정책으로 제시한 4대강사업이 오히려 환경을 파괴하는 개발사업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친환경 생태의 가치가 누락된 성장전략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현 정부는 '환경' 자체가 미래사회에서 중요한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필자는 2001년 과학기술부장관 재직시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을 접목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편적이 있다. 지금은 3D나 온라인게임이 당연한 이야기가 되고 있지만 당시만해도 생소한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문화 코드'가 사회를 지배하는 시대가 됐다.

과거에 과학기술이 부가가치를 생산한다고 믿었지만, 결국은 문화 코드가 융합된 과학기술이 더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 여기서 우리가 하나 더 쥐고 있어야 할 핵심 무기는 과연 무엇일까? 앞으로 다가올 10년, 30년 뒤에 더욱 더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분야는 바로 생태환경이다. '트리플 악셀' 즉, 과학기술과 문화예술, 생태환경 이 세 가지 가치가 통섭되면 우리 경제에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과거에는 전기소모가 많더라도 다양한 기능이 탑재돼 있는 가전제품이 유행했다면, 미래는 에너지 저감효과가 큰 냉장고, TV, 컴퓨터가 더욱 인기를 모을 것이 분명하다. 미래인들은 여름에는 최대한 에어컨 소비를 줄일 수 있고, 겨울에는 난방비가 높지 않은 건물을 선호할 것이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돈을 좀 더 내더라도 유기농, 저농약 농산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다. 사람들은 공상과학만화에서 보는 회색, 건조한 도시가 아니라 더 푸르고 더 맑은 미래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기업은 사회적 비난을 피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친환경 제품과 기업이 각광받는 시대가 이미 목전에 보인다.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문화예술을 첨단기술과 융합해 고부가 가치를 냈듯이 창조적 아이디어로 생태환경을 문화예술, 과학기술과 융합하면 답보된 우리경제에 활력을 줄 수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지방정부는 최근 탄소 제로의 도시 '마스다르' 시티를 건설 중이다. 600만㎡ 면적에 5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마스다르시는 세계 최초의 탄소제로 도시로서, 친환경ㆍ 에너지 기업과 연구소의 메카로 이용될 예정이다.

이 도시는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한다. 사막지역의 날씨 덕분에 태양광 발전과 태양열 발전, 태양열 온수로 약 92%의 에너지가 충당되고 나머지는 폐기물로 발전이 이뤄진다. 시내에는 일반 자동차 출입이 통제되고, 전기 자동차가 도시 곳곳을 연결하게 된다.

마스다르시는 전형적인 미래도시보다는 좀더 극단적일 수 있지만, 친환경을 꿈꾸는 현대인의 열망을 보여주는 사례라할만 하다. 또한 포기를 모르는 인간이 그렇게 노력하는 한, 미래는 결코 회색이 아니라 녹색이다. 그리고 그곳에 비즈니스의 기회, 신성장 동력이 있다.

우리는 이제 친환경 성장으로 'P턴'해야 한다. 이것은 결코 과거로 회귀하려는 'U턴'이 아니다. 더 이상 직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우리가 깨달았다면 그 방향을 바꿔 선회해야 한다. 패러다임은 이미 변화의 길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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