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1120원 대로 떨어졌다. 3개월여 만에 10.5%, 달러당 1600원 가까이 치솟았던 작년 3월초에 비하면 30%나 급락한 것이다. 1달러를 수출하고 받는 돈이 1년 만에 500원가량 줄었으니 수출기업들에게 큰 타격이다. 정작 문제는 환율 하락보다 우리 금융 당국의 운신 폭이 좁다는 데 있다.
우리나라 역시 세계 통화전쟁에 휘말려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경기회복을 위해 돈을 풀면서 달러 약세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면서 막대한 무역흑자를 내는 중국에 위안화를 절상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일본은 달러 매도 세력이 매수로 엔화 가치가 급등하자 시장에 개입했다. 유럽연합(EU) 역시 경기회복을 위해 유러화의 약세를 원하고 있다. 이렇듯 G4의 엇갈린 이해관계로 3년 전 금융위기 때의 세계공조가 깨지면서 금융 시장의 불투명성이 높아졌다.
한 달 후 열리는 서울 주요 20개국(G20)회의 의장국을 맡은 한국은 안팎의 눈 때문에 적극 시장에 개입하기 어려운 처지다. 달러화를 매도한 세력들이 이런 딜레마를 꿰뚫어 본 듯 원화를 사들이면서 원화 환율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물론 대규모 무역흑자와 의국인들의 적극적인 한국 채권 및 주식 매입도 원화 강세의 주요한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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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에 대한 통화가치 하락은 우리만의 사정은 아니다. 동남아 국가들도 공통적으로 직면하고 있다. 이른바 'MITs'(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의 통화 가치가 지난 6개월간 5~10%씩 상승했다. 달러에 대한 말레이시아의 링깃은 10여 년 전 외환위기 이래 최고 수준이다. 선진국 뿐 아니라 개도국 등 세계 통화도 너나없이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환율하락도 문제지만 어느 날 갑자기 주가와 환율이 급변하는 사태가 더 걱정이다. 과거 외국 투자자들은 환차익을 노리고 주식을 사들이다가 환율이 크게 떨어지면 주식을 대거 팔아 주가 급락이 나타났었다. 현재 주가 상승, 환율 하락 등의 상황이 언제든 바뀌어 충격이 올 수 있다. 당국은 통화가치나 금융시장 여건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서 급변동에 따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각국이 통화가치 안정에 대한 합의를 어떤 식으로든 도출해야 한다. G20 회의가 그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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