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최근 3년 동안 공정거래위원회 4급 이상 간부 29명 중 10명 이상이 대형로펌에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로펌이 대개 대기업에서 사건을 수임해 공정위를 상대로 과징금 취소 소송 들을 진행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고와 맞서던 정부 측 인사가 퇴임 후 원고의 지원군으로 나서는 꼴이다.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은 5일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최근 3년 사이 공정위 4급이상 퇴직자 29명 중 16명(55%)이 대형 로펌에 다시 취업했다"며 "고위 공직자들이 퇴직 후 업무 연관성이 큰 로펌에 가는 건 정부 정책을 왜곡하고 도덕적 해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들 가운데는 부위원장, 상임위원, 사무처장, 경쟁정책국장, 소비자정책국장 등 주요 간부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더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공직자윤리법은 퇴직 후 2년 동안 퇴직 전 3년 이내 유관 업무를 다루는 회사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시행령은 '업무 관련 법인'의 범위를 자본금 50억원 이상으로 한정하고 있어 큰 자본금이 필요없는 로펌으로 가는 데에는 사실상 제약이 없다.

임 의원은 따라서 "이들이 재직 중 관여했던 정부 정책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로펌에 진출하는 것을 일정 기간 제한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 의원은 공정위 산하 분과위원회 구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정위 산하 분과 위원회에서 활동하는 40여명의 변호사 대부분이 국내 10위권 이내의 로펌 소속"이라며 "자문위원과 분과위원을 굴지의 대형로펌 소속 변호사로만 구성하는 이유가 있느냐"고 추궁했다.


임 의원은 이어 "최근 공정위를 상대로 한 과징금 취소 소송 128건 중 7개 대형로펌이 115건을 수임해, 수임액만 1조 5000억원(96%)에 이른다"며 "원고 측을 대리하는 대형로펌의 변호사들이 공정위 산하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공정위 관련 업무에 접근하는 건 어떤 측면에서 봐도 공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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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런 사실을 종합하면 공정위와 대형로펌이 악어와 악어새처럼 공생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마저 든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정호열 공정거래위원장은 "공정위는 정부부처 최초로 퇴직 공무원 윤리 규정을 만들어 6개월간 위원회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며 "기관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유의하겠다"고 답변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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