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달러약세 '장기성 자금 '무게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국내기업의 수출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가운데도 외국인들이 연일 국내 주식, 채권 등을 쓸어 담으면서 자금의 성격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몰려들고 있는 자금이 언제 빠져나갈지 모르는 단기성 자금인지, 장기적인 추세를 가져갈 자금인지에 따라 증시 등에 변곡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1일 이후 지난 4일까지 외국인들은 국내증시에서 약 4조8976억원을 순매수했다. 덕분에 기관이 1조8000억원, 개인이 2조5000억원 어치 주식을 팔아치웠음에도 코스피 지수는 1880선을 회복하는 초 강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 경쟁력 악화로 이어지며 지수 하락과 외국인들의 매도가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거꾸로된 모습이다.


글로벌 달러 약세로 자금이 신흥시장으로 유동성이 유입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최근의 외국인 매수세가 단기 투자라기 보다는 경제 흐름의 변화에 기반한 것이라는 분석인 셈이다. 장기투자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전지원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해질 경우 선진국에서 이머징 시장으로 자본이동 흐름이 강화될 것이며 최근 국내 시장에서 나타나는 외국인의 주식, 채권 동반 매수세가 그 시그널이다"라고 판단했다.


달러 약세에 따른 달러캐리트레이딩도 무시할 수 없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0.25%에 불과하지만 우리나라는 2.25%, 인도는 6.0%, 호주는 4.5%에 이른다. 이 금리차를 노린 달러캐리 트레이딩이 가능해지는 이유다.


실제 외국인의 매매패턴을 살펴봐도 이번 매수세가 단기에 치우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외국인은 최근 프로그램 비차익거래를 통해 주식을 대규모 매수하고 있다. 비차익거래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5개 이상의 종목을 한꺼번에 매매할때 이뤄진다. 선물과 연계된 가격차를 노리는 차익거래와 달리 주식만을 대규모 매수하는 것인 만큼 시장 전체를 사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주 외국인이 순매수한 현물주식 1조4179억원 어치 중 8506억원이 프로그램 비차익거래를 통한 것이었다. 외국인의 긍정적인 시장 방향성에 대한 판단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비차익 매수를 포함한 프로그램 매수분을 제외하더라도 외국인은 일 평균 1000억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수했으며 선물시장에서도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 외국인의 시각은 여전히 상승 방향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외국인들이 코스피 지수 상승을 견인한 9월 한달동안 별반의 수익을 내지 못했는데도 지속적으로 자금을 유입시키고 있는 것도 장기자금 성격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한달간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현대차로 380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매집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외국인 매수세 덕분에 14만1500원에서 15만3000원으로 8.1%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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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현대차 평균 매수 단가는 15만2853원으로 현대차의 9월 평균가 15만3000원보다 적다. 종목이 아닌 지수 상승에 투자한 것만 못한 결과를 내고 있는 종목 가운데 LG디스플레이와 포스코, 삼성화재, KT&G, 삼성중공업, KCC 등은 지난 한달간 평가 수익률이 3~4% 정도에 불과했다.


LG화학과 삼성화재, 삼성테크윈, 현대홈쇼핑 등 4개 종목은 평균매수 단가보다 현재가가 낮은 상황으로 평가수익률 자체가 손해 영역에 들어가있다. 이미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종목을 추가 매수한 것에 미뤄 1~2개월 안에 수익을 내고 빠지기 위한 단기 자금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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