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열지 않고 판막수술 국내 첫 성공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심장판막 수술을 하기 위해선 가슴을 25cm 이상 열어야 한다. 하지만 4cm 정도로 구멍을 최소화 한 수술방법이 국내 처음으로 성공했다. 수술 합병증 위험이 큰 고령환자에게 적합한 수술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센터 박표원, 권현철 교수팀은 지난 7월 80세 남자 환자에게 최소절개 수술법인 '경심첨부 대동맥 판막 삽입술'을 시행해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환자는 퇴행성 질환으로서 판막기능 이상을 호소했는데 이미 폐질환과 고혈압, 당뇨, 뇌졸중, 간암 등도 동시에 갖고 있어 기존 수술을 받기에는 위험한 상태였다.

이에 박 교수팀은 4~6cm 정도 피부를 절개하고 합병증 위험도가 높은 인공심폐기를 사용하지 않은 채 대동맥 판막에 접근해 판막 치환 수술을 시행했다.

이 수술법은 기존 수술법보다 시간이 절반 이하로 짧고 회복 기간이나 재원 기간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동맥혈관 석회화가 많이 진행된 고령 환자에게 적합하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다만 실패할 경우 기존 수술법으로 즉시 판막치환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판막 수술 경험과 기술이 축적돼야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박 교수는 "이 수술법은 소수의 선진국에서 최근 2년에 걸쳐 이미 활발히 시행되기 시작했고 수술 성적도 기존 수술법에 비해 좋은 것으로 보고됐다"며 "고령화 시대를 맞아 더 많은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장판막은 심장이 이완과 수축을 통해 신체에 혈액을 공급할 때 들어온 혈액이 역류되지 않도록 하는 문의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혈액이 흐를 때는 열리고 혈액이 통과하면 닫히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판막이 열고 닫는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협착증, 폐쇄부전증 등의 질환 발생한다.

증상으로는 운동시 호흡곤란, 심부전, 가슴통증, 실신 등이 나타나며 증상이 나타나면 인공판막으로 대체하는 대동맥 판막 치환수술 등을 해야 한다.

신범수 기자 answ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