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은행권 불균형 '심화'
[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미국 은행권의 불균형이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금융위기 이후 대형은행들이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지만 지역 중소은행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역 중소은행들은 미국 전체 은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그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은행권 양극화 '뚜렷'=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역 중소은행들은 부실여신 문제로 지점을 정리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플로리다주 포트 로더데일 소재의 뱅크아틀란틱 뱅코프는 재정난에 100여개의 지점 가운데 19개 지점을 매각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에는 전체 인력의 7%를 줄였다.
인테그라은행은 지역 은행 가운데 규모가 큰 편임에도 불구하고 금융규제 당국으로부터 자금 확충 요청을 받았으며, 이를 위해 일부 지점을 매각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달러를 밑돌면서 나스닥 주식시장에서 상장폐지 통보를 받았다.
댈러스 소재 커머스 스트리트 캐피털의 도리 와일리 사장은 “업계가 '갖은 자'와 '갖지 못한자' 두 부류로 나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분기 보고서를 통해서도 지역 중소은행들이 어려움을 엿볼 수 있다.
대형은행들의 경우 부실여신이 줄어들면서 준비금을 줄이고 실적 개선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올 2분기 부실여신은 2억1400만달러로 줄어들며 지난 2006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이에 대형 은행들은 2분기 동안 준비금을 전년 동기보다 4.5% 감소한 115억달러로 줄였다.
반면 중소은행들은 부실여신 비중이 높아 준비금도 계속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중소은행들의 자산 규모가 줄어들면서 올 2분기 업계 전체 자산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 줄어든 13조2000억달러를 기록했다. 90일 이상 연체된 대출 규모는 중소은행의 경우 0.3% 늘어났지만 대형은행들은 5.3% 줄어들었다.
또한 FDIC의 문제 은행 리스트에 오른 829개 은행과 올해 파산한 118개 은행 대부분이 지역 은행이다.
비록 대형 은행들이 개인 및 기업 고객들에게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지역 중소은행들은 미국 7830개 은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FDIC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은행의 91%가 자산규모가 10억달러 미만인 중소 은행으로 집계됐으며, 36%는 자산규모가 1억달러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한 전망, 자금확충 어려워= 이처럼 미국의 대형은행과 지역 중소은행간 격차가 커지는 것은 대형은행들이 신용카드, 주식거래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중소은행들은 여전히 고객 예금과 대출 서비스에 크게 의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형은행들의 ATM 서비스 보급으로 중소 은행들이 경쟁에서 밀리면서 최근 몇 년간 중소은행들은 매출을 늘리기 위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부동산개발업체들에게 대출을 제공했다. 그러나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이것이 오히려 화를 불렀다.
50개 이상의 지점을 보유한 인디애나주 에번즈빌 소재 인테그라은행의 마이클 앨리 최고경영자(CEO)는 “지역 은행들이 외형 확장과 부동산 대출에 나서면서 리스크와 신용 노출이 상당히 늘었다”며 “이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은행들은 투자자들에게 신규자금 조달에 나서고 대출을 제한하는 등 회생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자금확충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투자자들이 이들 은행의 향후 전망에 불안감을 느끼며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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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주 발도스타 소재의 PAB뱅크셰어즈는 지난 2분기에 2100만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달 분기 실적을 공개한지 이틀만에 8000만달러 신주발행 계획을 철회했다. PAB뱅크셰어즈는 "다른 방법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무수익여신을 청산하겠다"고 밝혔으나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계획을 취소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편 지난 5월 미국 제정부의 부실자산 구제 프로그램(TARP)을 통해 우선주를 발행한 은행가운데 90개 이상의 은행들이 지난 5월 배당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은행들은 대부분이 중소은행으로 은행 수는 8월 배당금 결과가 발표되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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