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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금융 1년…'사채' 사라진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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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연 72%의 살인적인 고금리가 사라졌어요. 조금만 늦어도 인정사정없었던 사채업자들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대전 도마큰시장에서 사채업자들이 사라졌다. 미소금융중앙회가 지난 해 창업자금을 교부해 준 지 1년만의 일이다. 상인들은 매일 새벽마다 셔터 문을 열면 십수 개 씩 꽂혀 있던 일수ㆍ사채 명함이 어느새 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5일 도마큰 시장을 찾은 김승유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을 만난 손중달 도마큰시장 상인회장은 "미소금융대출은 (사채업자의 고금리에서 벗어나게 해준) 정말 고마운 돈"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도마큰시장은 500여개의 점포를 지닌 대전 서남부 최대의 단일시장이다. 물건 값이 싸고 사람들이 많이 들기로 유명하지만, 이 시장 상인들은 그동안 사채업자들이 물리는 연 72% 고금리에 시달려 왔다.

그래서 미소금융이 제공하는 4.5%의 저금리 자금은 하루 100만원이 아쉬운 상인들에게 샘물같은 자금줄이 되어 줬다. 사채업자들은 하나둘씩 자취를 감췄고, 가끔 물정 모르는 외부 사채업자만이 가끔 명함을 놓고 갈 뿐이라고 시장 상인들은 전했다.
제 1금융권의 높은 문턱에서 좌절하고, 매일 피땀 흘려 번 돈의 대부분을 사채업자에게 뜯기며 빈곤에 시달려 왔던 그들은 미소금융 때문에 돈 걱정이 한결 줄었다. 최근에는 한 시중은행의 은행장이 상인들을 직접 찾아와 무담보로 500만원 한도의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주겠다고 제의하기도 했다.

이같은 결과를 낳은 것은 미소금융이 단순히 자금대출 뿐만 아니라 사후관리에도 신경을 쓰는 정책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상인들의 내부 사정에 훤한 상인회에 자금을 위탁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상인회가 주체적으로 시장 상인들의 재활가능성과 성실성을 보고 대출을 진행했고, 대출자들은 내 이웃이 보증을 섰다는 마음가짐으로 꾸준히 돈을 갚았다. 자금회수율은 100%에 달했다.

김승유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은 이날 권혁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함께 도마큰시장을 방문, 1억원의 추가 교부액을 전달했다. 훌륭한 자금운용으로 미소금융의 참뜻을 밝혀준 도마큰시장 상인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게 위해서다.

김 이사장은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도마큰시장의 사례에 크게 고무받아 앞으로도 각 시장 상인회를 통한 미소금융 자금 집행을 늘려 갈 생각이다.

김 이사장은 현지 상인들의 '열정'이 미소금융의 성공을 만들어낸 동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도마큰시장의 사례가 바로 우리가 추구하던 미소금융의 표본이다"라며 "열정이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소금융이 갈 길은 아직도 멀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직 전국 지점 개수도 63개에 불과하고, 대출액도 200억원을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 미소금융 전도사인 김 회장은 미소금융을 본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스마트폰과 출장 직원을 활용한 '찾아가는 서비스'를 기획 중이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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