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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액 급증 운용사 이유 따로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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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은행등 계열사 펀드 판매 50% 넘어 '제식구 감싸기'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상반기 주요 운용사의 계열사 펀드 판매 현황 조사 결과 판매사들의 계열사 몰아주기 현상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중소 운용사의 존립 기반을 해친다는 점에서 관련 규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증권사나 보험사, 은행의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대부분 50%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판매 비중이 70%를 넘어서는 판매사도 4곳이나 됐고 두 개의 판매사가 동시에 계열 운용사 몰아주기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KB자산운용의 경우 상반기 설정액이 1조4249억원이 늘어나며 기간 내 설정액 증가 1위를 기록했지만 이는 대부분 계열사 판매를 통해 늘린 액수였다. KB운용의 판매 비중은 KB투자증권이 전년 말 11.64%에서 52.08%로 크게 증가했고 국민은행이 35.57%에서 38.65%로 늘었다. 설정액 기준으로 KB투자증권에서만 1조3958억원의 늘어 사실상 KB증권이 KB운용의 신규 판매를 책임지고 있었다.

상반기 자금 유출이 심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생명이 판매 비중을 70% 이상 유지하며 계열사의 설정액 유지를 도왔다. 삼성생명과 삼성증권 역시 65.78%와 56.32%의 계열사 판매 비중을 보이며 삼성자산운용을 지원했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결국 소비자의 선택권 제한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실제 판매사의 상담창구에서 가입 상담을 받아 본 결과 몇몇 판매사는 추천 상품을 모두 계열사의 상품으로 소개하는 경우도 있었다. 시중 은행의 관계자는 "분위기 상 계열사 외의 상품을 추천하기는 쉽지 않다"고 밝히기도 했다.
계열사 몰아주기로 중소운용사의 설 자리가 없어진다는 점도 지적된다. 한 자산 운용사의 관계자는 "지금 운용 중인 일반 성장형 펀드의 경우도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대형사의 상품과 비슷한 형태이기 때문에 판매가 쉽사리 늘지 않는다"며 "대형사가 주력으로 하지 않는 상품을 개발해서 밀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의 대표도 "상품을 만들거나 운용하는 것 보다는 판매망을 확보하는 것이 더 어렵다"며 "판매 관련 회의를 판매사뿐만 아니라 판매사의 계열 운용사와도 함께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때문에 방카쉬랑스(은행 창구를 통한 보험상품 판매) 같이 특정 상품 판매 비중을 25% 이하로 제한하는 '25%룰'과 같은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규제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겠지만 판매 비율 규제가 있다면 판매망 확보에 다소 숨통이 트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기존에 규제가 있었지만 자본시장법이 도입되면서 규제가 사라졌다"며 "규제가 투자자에게 도움이 되는지 명확하지 않아서 계열사 판매 집중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집중에 비해 성과가 좋지 않은 경우 경영 실태 평가 등에 반영하고는 있다"고 덧붙였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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