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형 법인카드 직원계좌로 결제 후 회사 사후 정산..카드 오용에 따른 대책 미비 지적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최근 LG전자의 대리급직원이 법인카드를 이용해 8억원이 넘는 자금을 주식투자와 도박자금으로 유용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일부 대기업들의 법인카드 관리 내부통제시스템 그물망이 너무 허술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 5년간 법인카드 발급장수가 2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LG전자와 같은 법인카드 사고는 어디서든 재발될 수 있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실정이다.

13일 검찰에 따르면 LG전자 김모 대리는 불법적으로 법인카드 사용한도를 높여 작년 12월부터 올 3월까지 8억8000만원을 유용, 최근 사기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김씨는 법인카드 사용한도를 높일 수 있는 권한이 팀장에 있음을 알고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빼내 사용한도 조정 후 거액의 상품권을 구입, 초기에는 1억1000여만원을 주식투자에 날렸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손을 댄 도박에서 나머지 돈을 탕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LG전자는 사원이나 대리급에도 필요시에는 일정한도의 법인카드를 지급하는데 카드명의와 결제는 개인통장을 통해 이뤄지지만 사용전표를 전산시스템에 입력하면 결제금액을 다시 해당직원 계좌에 입금해주는 방식인 '임직원 연대 법인카드(개인형 법인카드)'를 이용하고 있다.


팀장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카드사용한도를 얼마든 조정할 수 있는데도 이에 대한 사유와 사용처를 명확히 체크하지 못한 내부통제시스템 부재가 사고의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LG전자와 같은 '임직원 연대 법인카드' 도입 등의 영향으로 법인카드 발급장수는 지난 2005년 275만장에서 올 4월에는 504만장으로 83%나 급증한데다 대기업 중 일부는 내부감시시스템이 허술해 법인카드 유용 사례가 비단 LG전자만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현재 '임직원 연대 법인카드'를 도입한 주요 대기업은 SK텔레콤, 대한항공, 한화, 현대.기아차 등 상당수다.


이들 기업은 공통적으로 자금부서나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 등을 통해 철저한 감시 및 통제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사고 개연성은 충분하다.


영업사원에까지 법인카드를 지급하는 A기업의 경우 한도상향조정을 총무 및 경영지원팀과 협의해야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공모시에는 손 쓸 방법이 없다.


B기업 역시 팀장이 관리하는 전통적 방식을 쓰면서도 직원과 팀장이 사용 내용을 상호 체크하도록 제도를 갖춰 사고가능성이 낮다고 밝혔지만 일일이 직원들의 카드사용내역을, 그것도 우선 개인자금으로 결제한 후 사후정산하는 '임직원연대 법인카드'형식에서는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이다.


C기업도 월중간 정산으로 사용내역을 확인하고 있지만 전표입력분 외에 개인적 사용에 대해서는 간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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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개인형 법인카드라도 사고가 날 경우 회사가 연대책임을 지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갑자기 비용이 증가하거나 한도 상향이 이뤄지면 자동적으로 감시를 받는 시스템구축이 바람직한 대처법"이라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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