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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메시' 지소연 "소원? 키 5cm만 더 컸으면^^"(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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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범자 기자]4년 전 최연소 선수(15세10개월)로 A매치에 처음 데뷔한 그는 이제 어엿한 스타가 되어 있었다. 웬만한 연예인보다도 더 빡빡한 인터뷰 스케줄과 행사 요청이 그를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이 정도의 전국민의 뜨거운 환영과 스포트라이트라면 살짝 흥분될 법도 한데 그는 표정 변화가 거의 없다. 다만 자신을 향한, 여자 축구를 향한 이런 열광과 성원이 오래 지속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한국 여자축구의 대들보 지소연(20ㆍ한양대). 독일에서 열린 2010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여자월드컵에서 3위 쾌거를 이루고 지난 4일 금의환향한 그를 한양여대 숙소에서 만났다. 휴식도 없이 충북 보은에서 열리는 소속팀 전지훈련에 합류하기 위해 짐을 챙기던 차였다.

▲축구는 나의 인생


"아직도 얼떨떨해요. 독일 가기 전엔 아무도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이 하는 지도 몰랐거든요. 그런 무관심 때문인지 3위를 하고 관중석의 태극기를 쳐다보는데 눈물이 핑 돌더라고요."

귀국 후 시간을 쪼개가며 인터뷰와 방송 출연을 준비하는 낯선 환경에서도 지소연은 여느 때처럼 들뜬 기색 하나 없다. 대표팀 선수들 모두 똑같이 이룬 성과인데 자신에게만 관심이 집중되는 데 대한 미안함 마음이 먼저였다.
김상진 한양여대 코치는 "소연이 포함해서 우리 소속팀 선수만 6명이 국가대표인데 (언론에서) 소연이만 찾는다"고 하면서도 "그래도 애들이 워낙 착해서 질투하거나 시샘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신나게 응원한다"고 귀띔했다.

한국 축구가 기록한 FIFA 주관 대회 최고 성적. 그래도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독일전(준결승)으로 다시 돌려놓고 싶어요. 너무너무 아까운 순간이에요. 다시 붙는다면 이길 것같거든요. 결승 가면 우리가 우승인데.."

이문초등학교 2학년 때인 지난 1998년 남자로 오인한 김광열 축구부 감독의 착각 때문에 축구공을 처음 찬 지소연은 금세 또래 남자아이들을 따라잡았다. 그리고 여자 축구부가 있는 오주중에서 최인철 U-20 대표팀 감독을 만나면서 기량이 만개했다. 그리고 2006년 피스퀸컵 국제대회를 통해 최연소로 A매치 데뷔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작은 몸짓으로 여자 축구 정상에 오르기까지 힘든 일도 많았을 터. 하지만 그는 "포기하고 싶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씩씩하게 답한다.

"힘든 적 많았죠. 하지만 힘들어도 그만두겠단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축구는 나의 인생이니까요, 하하."


▲평소엔 조용, 친구들 앞에선 끼 많은 분위기메이커

FIFA 월드컵에서 실버볼(MVP 투표 2위), 실버부트(득점 2위ㆍ8골)를 수상하며 여러 인터뷰를 통해 노트북 컴퓨터를 갖고 싶다는 얘기, 어머니 김애리씨가 암투병으로 힘겨운 가운데서도 훌륭하게 딸을 키워낸 감동스토리가 줄을 이었다. 지소연은 약간의 오해가 있는 것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노트북은 제가 국제대회 출전할 때나 전지훈련 갈 때 꼭 필요한 물건이어서 말한 건데 일부러 기사에 냈다고 오해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같더라고요. 그리고 엄마도 지금 암이 다 완치되셨거든요. 그런데 많은 기사에 '암투병 중'이라고 나와서 엄마가 너무 속상해 하세요. 괜히 엄마를 불편하게 해드린 것같아 죄송해요."

엄마가 좋아하는 한증막에 1주일에 한 번은 꼭 모시고 같이 가드린다는 효녀. '찜질방을 차려드리고 싶은 마음'은 여전히 유효하단다.

지소연의 여러 장점 중 가장 돋보이는 하나는 무얼까. 김상진 코치는 잠시의 머뭇거림도 없이 "근성"이라고 답한다.

"평소엔 말 수도 없고 조용하죠. 하지만 운동장에만 나가면 눈빛이 달라져요. 딴 사람으로 변한다니까요.(웃음) 또 친구들 앞에선 춤도 잘 추고 웃긴 얘기도 잘 하고 완전히 분위기 메이커에요. 한마디로 때와 장소를 가려서 행동할 줄 아는 아이죠. 속도 깊고, 생각도 깊고."


▲미국 진출? 당연히 걸어야 할 길

지소연의 다음 꿈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해외 진출이다. 그 중에서도 세계 여자축구 메카라 불리는 미국에서 뛰는 게 가장 큰 꿈이다. 미국 진출을 위해 영어 과외도 시작했다. 벌써부터 미국 현지에서 여러 경로로 지소연의 영입을 타진하는 손짓이 오고 있다. 하지만 한양여대와 지소연의 마음을 움직이는 곳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어렸을 적 막연하게 꾸었던 꿈에 성큼 다가선 느낌은 어떨까. 설렘일까 두려움일까.

"두려움이요? 그런 건 없어요. 내 목표가 있기 때문에 당연히 가야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할 수 있다'고 늘 마음을 다잡고 있어요. 우리 애기들(후배들)도 꿈을 포기하지 말고, 너무 고민하지 말고 앞으로 쭉 나갔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진짜 길이 나오더라고요."

그는 미국 진출 후 성공을 위한 숙제로 스피드를 꼽았다. "볼을 갖고 더 빨라져야 해요. 이번에 많은 분들이 빠른 드리블과 돌파를 칭찬해 주셨지만 아직 한참 모자라요. 미국 선수들이 워낙 빠르거든요. 몸싸움 보완도 해야겠죠."

몸싸움과 체력 유지를 위해 지난 5월엔 중국에서 뱀탕을 비롯해 "희한한 것을 많이 먹어봤다"는 그는 "한 번 먹고 거의 구토 직전까지 가서 다시는 쳐다도 안봐요. 대신 흑염소로 보양식을 대신해요"라며 웃는다.

지소연은 "가만히 세어보니 앞으로 제가 성인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는 건 2015년과 2019년 두 번 정도 되더라고요. 이번대회 득점왕인 알렉산드라 포프(독일)를 계속 만날 텐데, 다음에 만나면 확실하게 복수해 줄거에요. 단 한 번도 제가 포프의 기량에 떨어진다고 생각한 적 없거든요"하고 주먹을 불끈 쥐더니 "아, 근데 키가 조금 더 자랐으면 좋겠어요. 축구를 너무 일찍 시작해서 그런가 키가 안커요. 프로필엔 161cm라고 적혀 있지만 사실 160cm도 안되거든요. 더도 말고 딱 5cm 더 컸으면 좋겠는데, 하하."



조범자 기자 anju1015@
사진 한윤종 기자 hyj0709@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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