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030년까지 80기의 원전을 수출해 세계 3대 원전 수출 강국이 된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이를 두고 그 산출 근거인 2030년까지 세계적으로 430기의 신규 원전이 들어설 것이라는 세계원자력협회(WNA)의 전망 자체가 과장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계산 또한 일방적 낙관론에 의존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고도의 안전 설비와 장치 기술 개발과 관리에 대해서도 밀도있게 논의돼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이 그동안 보여준 원자력 발전 기술과 개발 성과는 실로 대단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다소 성급한 느낌이 없지 않지만 원자력 발전과 관련된 기술개발이 반도체 이후 연금술에 비유될 만큼 큰 가능성을 점치는 전문가들도 꽤 있다. 원자력 발전은 과연 대한민국에 연금술과 같은 혜택을 제공할수 있을까.

연금술은 아랍어의 'al-kymiya 알-키미야'에서 따온 말이다. 'Al'은 아랍어의 접두어이고, 'Kemet' 혹은 'Chemi'는 이집트어로 나일강 하구의 삼각주에서 나온 '(화학적으로) 변형된' 것을 뜻하는 말로 '검은 흙'이라는 의미다. 연금술은 평범한 농토를 옥토로 '유용하게 바꾸는 기술'이다. 역사적으로 연금술은 값싼 철이나 납을 비싼 금으로 바꾸는 기술을 의미했지만, 현대 화학에 의해 연금술은 실현불가능한 시도로 판명됐다. 다만, 은유적 표현으로 꿈과 희망의 판타지(Fantasy)적 개념으로는 여전히 사용된다. 희망과 절망은 바로 연금술의 양면이나 다름없다.


원자력 발전에 부정적 시각을 견지하는 국가도 많다. 이유도 제각각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자리잡은 오스트리아도 원자력에 부정적이다. '츠벤텐도르프' 원전은 반핵 여론에 밀려 국민투표 끝에 1978년 문을 닫았으며, 반핵을 주도한 노벨상 수상자 콘라트 로렌츠는 "원전은 가장 비싼 고철 덩어리가 됐다"며 환호성을 질렀다.

미국 카터 대통령은 1979년 3월 스리마일 섬의 원자로가 녹아내리는 사고 이후 "새로운 원전을 짓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유럽 대다수 국가가 원전에 등을 돌렸지만, 프랑스는 자국 원전회사인 프라마톰이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원자력 원천기술 사용권을 인수하는 데 적극 협력했다. 원자폭탄으로 패전을 경험한 일본 또한 1950년대 이후 원자력 정책을 꾸준히 추진했고, 사용 후 연료 재처리시설의 기술을 축적하면서 원천기술을 손에 넣는 성과를 일궈냈다.


천연자원 부문에서 늘 약소국일 수밖에 없었던 한국은 지난 50여 년간 원자력 기술개발에 노력해온 결과, 얼마 전 아랍에미리트(UAE) 상용 원전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정부는 중소형 원자로의 경우에는 카자흐스탄과 태국, 베트남, 남아공 등 발주 예상국가들을 상대로 맞춤형 입찰을 준비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이제는 대한민국이 '원전 수출시대'를 활짝 열수 있는 길목에 들어섰다. 원전 수출이라는 희망의 연금술이 대한민국의 도약과 발전을 위한 초석이 될 기회를 거머쥔 것이다.


하지만 절대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들이 있다. 방폐장과 원전사업으로 삶의 터전을 내놓았던 서민들의 아픔을 살피는 배려와 제도적 장치 마련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열악한 환경에서 연구에 매진하는 과학자들의 땀에 대한 보상과 지원책도 시급하다.


특히 안전한 원자력 발전 설비의 개발과 철저한 관리 등 끊임없는 노력은 원전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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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탕이 없는 연금술은 허망한 꿈이며, 절망의 씨앗에 불과하다.


우성주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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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주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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