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미국 상원과 하원이 20시간이 넘는 릴레이 논의 끝에 25일(현지시간) 금융개혁법안 단일안에 최종적으로 합의했다. 금융권의 향방을 둘러싼 불투명한 전망이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또 이를 계기로 전세계 각국 금융권 개혁에 박차가 가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번 개혁안이 금융권 회복 속도를 늦출 것이라며 우려를 감추지 않는다. 반면 제시된 규제 강도가 기대에 훨씬 못 미친다며 제2의 금융위기를 막겠다는 의도가 퇴색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여론도 크다.

◆단일안 내용은?= 단일안에는 예상과 마찬가지로 은행의 자기자본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상업은행이 고유 계정으로 부동산담보증권을 포함해 리스크가 높은 금융상품에 무리하게 투자, 대규모 손실을 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미 의회의 이번 결정으로 일부 대형은행들은 '프랍 트레이딩(proprietary trading)'이라 불리는 자기자본거래 사업부문을 분사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공화당의 스콧 브라운(매사추세츠) 의원과의 논쟁 과정에서 금융업체들이 헤지펀드나 사모펀드와 같은 분야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의견을 절충했다. 다만 투자 허용 범위는 자산의 3%, 기본자기자본(Tier 1)의 3% 이내로 제한됐다. 예컨데 씨티그룹의 헤지펀드 및 사모펀드 투자 상한선은 36억달러, JP모건체이스의 상한선은 39억달러로 각각 제한될 예정이다.

연방정부로부터 예금보장을 받는 은행들의 파생상품 거래를 제한하려 했던 공화당 블랜치 링컨 상원의원의 규제안은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수정됐다. 그 결과 은행들은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한 금리 스왑을 비롯한 여러 신용 파생상품 거래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은행들은 입법자들이 특히 리스크가 높다고 여기는 금속과 에너지 스왑 등 파생상품 거래와 관련해선 별도 법인을 설립해야 한다.


이 밖에도 월스트리트와 헤지펀드에 대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감독 권한을 강화하고 미 연방준비제도(Fed) 내에 소비자보호기구를 설치하는 등 제2의 금융위기를 막기 위한 방법들이 개혁안에 담겼다.


이번에 도출된 합의안에 대한 표결은 내주 초 이어지며, 가결될 경우 내달 4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사인을 받게 된다. 표결을 거쳐 최종적으로 확정되기까지 과정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규제.. 너무 약했나 강했나= 민주당 의원들은 단일안 도출에 크게 환영했지만 여전히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다수의 공화당 의원들은 금융개혁안이 금융 시장과 신용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공화당의 젭 헨살링 의원(텍사스)은 2000페이지 가까이 되는 법안을 들어 보이며 "매 페이지마다 의도치 않은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소가 세 개씩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미국 금융권이 여전히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수백개 미 은행들이 부실대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개혁안이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 패니메이와 프레디맥과 같은 국영 금융업체들은 아직까지 정부에 수십억달러의 자금을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규제안 강도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 강도가 낮춰진 것이 대표적인 예. 멘돈 캐피털 자문의 안톤 슈츠 회장은 이날 CNBC방송에 출연해 "미 의회가 은행 시스템에서 아무런 위험도 제거하지 못했다"며 "금융개혁은 매우 정치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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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뉴욕증시에서 금융주는 랠리를 펼쳤다. 금융권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제거된데다 규제 내용이 예상보다 약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씨티그룹과 JP모건은 모두 4% 이상씩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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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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