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가가 연주되는 경기장에서 에이스 공격수 정대세가 서럽게 흘렸던 눈물. 그 의미에 대해 많은 네티즌들이 무수한 공감을 한 듯합니다. 일본 프로리그에서 뛰고 있는 노련한 그가 전 세계의 축구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경기 시작 전부터 왜 그토록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을까요?
분명히 김정일도 깨어서 지켜보았을 정대세의 눈물과 브라질과의 경기. 그 냉혹한 국방위원장도 정대세처럼 눈시울이 뜨거워졌을 지가 궁금합니다. FIFA랭킹 1위 팀을 상대로 랭킹 105위에 불과한 북한팀이 쟁취한 2대 1 스코어는 정말 대단한 투혼이었고, 그들은 단 90분간의 경기로도 능히 세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무려 44년 만에 출전한 북한의 노출되지 않은 전력은 역시 만만한 존재가 아님이 증명된 새벽이었습니다. 전반전을 무실점으로 끝낸 북한의 그물망 수비와, 후반 44분에 브라질의 철벽수비를 현란한 드리볼로 돌파하고 얻은 멋진 한 골은 그들도 또 하나의 ‘붉은악마’임을 기억하게 했습니다.
이제 어느 조의 어느 팀도 감히 북한팀과의 승패를 함부로 예측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부디 16강에서 우리가 북한과 미리 맞붙게 되어 서로 상처입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두 팀이 각자 살아남아서 4강이나 8강에서 대결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날 어느 팀이 붉은 유니폼을 입을지도 역시 신경전이 되겠지만.
그런데 북한 선수들의 유니폼 상의 가슴에는 ‘NIKE’ 대신 ‘LEGEA’란 낯선 로고가 붙어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탈리아의 LEGEA란 브랜드가 베일에 싸인 북한팀에 향후 60억원을 지원해주기로 하고, 월드컵무대에 자신들의 브랜드를 노출시킨 것입니다.
LEGEA사는 나이키나 아디다스 등의 브랜드 노출에 대적할 수 없게 되자, 증시로 말하면 우회 상장을 하는 식으로 북한팀을 통해서 브랜드를 월드컵 경기에 선보인 것입니다. 북한이 설사 16강까지 가지 못하더라도 능히 본전을 뽑은 베팅이고, 혹시라도 성적이 좋다면 금상첨화겠지요.
스포츠에서는 그렇게 공개된 광장에서 남과 북이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겨루고, 뛴 만큼 소득을 거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지금 UN 안보리 이사회에는 남북한이 또 하나의 미스터리한 사건의 주인공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가 이사국들을 상대로 피격당한 천안함의 진상에 대한 설득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그 와중에 국내의 잘 알려진 시민단체들이 이사국 회원들에게 보낸 문서가 국제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죠.
그들 안보리 이사국 회원들 중에는 한국이 ‘나라 안에서 발생한 중대사에 국민적인 합의를 못보고 서로 고자질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UN 출입기자들에게 사실이 날조되었다고 설명하며 안보리의 결정여하에 따라 군사적인 대응을 할 수 있다는 북한대사의 호언장담.
과연 뭘 믿고 그러는지 모를 북한대사와, 뭘 믿지 못하고 천안함의 침몰경위를 UN안보리에서 재조사해 달라고 부탁하는지 모를 참여연대의 행동. 한편 생각해보면 정부가 예측할 수도 있었던 망신살입니다.
그들 단체가 엄연히 국내에서 활동하는 합법적인 단체이니만큼 일부의 표현대로 감정적으로 그저 ‘이적행위’로 몰게 아니라, UN으로 가기 전에 정부가 직접 의문을 적극 해소시켜 줄 책임이 있었다고 봅니다. 진실은 하나고 엄연히 물증도 있는데 국내에서 설득하지 못할 이유가 없겠지요.
그 물증을 직접 가까이서 보고 며칠간 설명을 들은 중국이나 러시아의 조사단 조차 의문을 제기하는 실정이라면, 그 증거들을 가까이서 보지도 않고 직접 설명을 들어볼 기회도 갖지 못한 일반 국민들이 다양한 의문을 갖는 것은 무리가 아니지요. 조사를 한 감사원과 국방부조차도 상호 신뢰하지 않는데….
13억 중국대륙을 공산화시키는 데는 확신에 찬 공산당원이 불과 3000만명이었다고 하죠. 그렇다면 천안함 합동조사단이 발표한 내용을 여전히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국민들이 20% 정도라면 그건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닙니다.
인터넷에선, 정대세가 눈물을 흘리자마자 5분도 안 되어서 검색어 1위가 되는 순간을 보았습니다. 이렇게 신속하고 광대한 공간을 정부가 제대로 활용할 줄 모른다고 봅니다.
요즘 왠지 사안마다 곳곳에서 정부가 뭔가 서두르고 있다는 느낌은, 다시 추락한 나로호 발사에서도 볼 수 있었지요.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무료로 종목 상담 받아보세요
김대우 시사평론가 pdikd@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김대우 시사평론가 pdikd@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