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적인 문제의식 없이 세금 걷을 생각만" 빈축도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정부가 애플 앱스토어, 구글 안드로이드마켓 등에서 거래되는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매기겠다며 나섰다. 업계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이다. 이미 애플이 앱스토어 개발자들에게 세금을 원천징수하고 있기 때문에 이중과세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17일 기획재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에서 이뤄지는 애플리케이션 거래에 10%의 부가가치세를 적용하는 방안이 이달말 발표될 예정이다. 이와관련, SK텔레콤이 서비스 하는 'T스토어'의 경우 이미 부가세를 납부하고 있다. 개발자 수익의 10%, 이통사 수익의 10%가 부가가치세로 원천징수된다. 때문에 과세 대상은 해외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로 귀결된다.


◆기재부 "앱스토어서 국내 사용자한테 판매하면 부가세 물어야"=정부 입장은 명확하다. 국내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국내 서비스를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구매할 경우, 다른 재화와 마찬가지로 부가세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애플리케이션 오픈마켓의 경우에는 사업자 등록이 없는 개인 개발자도 상당수 있기 때문에 개발자에게 직접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정부는 앱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 애플과 구글이 개발자들에게 원천징수 한 뒤 이를 다시 납부토록 하는 방식을 검토중이다.

업계는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이 원칙적으로는 맞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에는 특정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국가별 매출은 애플과 해당 업체만 안다. 문제는 애플이 이 같은 자료를 제출해야 할 의무가 없다는 점이다. 해당 애플리케이션의 매출 중 한국 사용자들이 구매한 내역을 사실상 확보하기 어려운 것도 이유중 하나다.


◆업계 "이중과세, 형평성 없는 처사"=애플리케이션 개발 업체들은 애플의 앱스토어에 애플리케이션을 등록할 때 미국에 10%의 소비세를 내고 있다. 여기에서 이중과세 문제도 발생한다. 이미 10%의 세금을 냈는데 국내에서 또 10% 세금을 더 내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형평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해외 개발자들에게서는 사실상 부가세를 징수할 수 없다. 국내 사용자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애플리케이션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애꿎은 국내 개발자들만 피해를 입게 되는 양상이 되고 있다.

관련 업계의 한 사장은 "정부 일각에서 앱스토어를 활성화시키자고 나서고 있는 마당에 사실상 국내 개발자들의 피해를 강요하는 이같은 과세 방침은 앱스토어 확산에 찬물을 끼얹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아이폰 사용자 대다수는 기프트 카드 등을 구입해 미국 앱스토어 계정을 이용하고 있다. 국내 앱스토어 계정으로는 게임심의 문제로 인해 게임 카테고리를 아예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도입하려 하는 과세 기준이라면 앱스토어의 미국 계정을 만들고 이를 이용하는 것 또한 불법이다. 명백한 탈세 행위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심의를 받지 않은 게임이 국내에 유통됐기 때문에 게임물 등급법도 위반하게 된다. 하지만 지금 이순간에도 다수의 사용자들이 앱스토어의 미국 계정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재부 과세 방침, 지경부 수출 인정 방침과도 상반돼 =이번 기획재정부의 앱스토어 과세 방침은 지식경제부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판매를 수출로 인정하겠다는 방침과도 상반되는 것으로 보인다. 지식경제부는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안드로이드마켓 등의 애플리케이션 오픈 마켓에서 거래되는 애플리케이션을 수출 실적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애플리케이션 수출은 대외무역법 시행령 및 대외무역관리규정 등에 따라 수출 실적으로 인정받아 무역 금융 등의 혜택과 영세율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즉, 부가세가 면제되는 것이다.


국내 애플리케이션 판매자가 애플리케이션이나 구글의 오픈마켓에 애플리케이션을 올리면 수출로 인정된다. 하지만 이로 인해 영세율이 적용되면 기획재정부에서 추진하는 과세 방침과 정면으로 충돌하게 돼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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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근본적인 문제 의식과 논의없이 일을 진행하다 보니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며 "처음부터 업계의 현황에 대해 파악하고 이에 대해 적절한 과세 기준안을 고려했다면 이같은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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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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