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지난 9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이 그리스에서 촉발된 재정위기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합의한 총 7500억유로(9570억달러)의 구제금융 기금을 놓고 회의적인 시각이 고개를 든 가운데 머니매니저들 역시 이에 대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1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상당수가 1조달러에 달하는 사상 초유 규모의 구제금융안에도 불구하고 유로화 약세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제금융안 발표 이후 나타난 주가 급등과 유로화 강세가 일시적인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이들은 이번 구제금융안이 유럽 지역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단기적인 처방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마커스 크리기어 애먼디 자산관리 최고운용책임자(CIO)는 "1조달러에 이르는 구제금융안에도 불구, 여전히 유로화는 하락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매니저는 대다수 유럽 정부들이 신음하고 있는 재정적자 문제가 구제금융안을 통해서는 해결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수천억달러에 달하는 기금으로 인해 정부의 재정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마르코 안눈지아타 유니 크레딧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구제금융안이 여전히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노동시장과 낮은 생산성 등과 같은 보다 구조적인 문제를 다루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금융구제안은 시장의 패닉을 막기 위해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서서히 약화되고 있는 유로화 가치 방어라는 장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다"면서 "화폐가 경쟁력을 상실할 경우 경제 성장을 이루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리스에서 촉발된 재정적자 위기가 포르투갈과 스페인으로 퍼져나갈 것이라는 공포도 여전하다. 이 국가들은 엄청난 국가 부채 문제에 시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급격히 둔화된 경기 성장으로 인해 세금 인상과 비용 절감 등의 긴축안을 시행할 여유조자 없는 형편이다.
이러한 비관론은 외환 시장에도 빠르게 반영됐다. 10일(현지시간)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격은 구제금융안이 발표된 장 초반만 해도 1.28달러에서 1.31달러까지 뛰어올랐다. 그러나 장 마감 때는 이러한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크리기어는 "유로화 반등이 짧은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여기에는 분명히 공매도 주문을 냈다가 유로화가 반등하자 더 큰 손실을 피하기 위해 서둘러 포지션 청산에 나선 세력이 존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레이더들은 유로화 약세를 점쳐온 많은 대형 헤지펀드들이 이날의 유로화 초기 상승을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유로화 약세 지속을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말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1.51달러로 최고점을 찍었던 이후부터 유로화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 보유 자산을 다변화하기 위해 유로화 보유를 늘린 중앙은행과 국부펀드는 이러한 유로화 약세론에 반대 입장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부 의견에도 불구, 지난 몇 주간 유로화 약세에 베팅하는 규모는 급격하게 증가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데이터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ECB)이 구체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던 지난 7일 유로화 매도 포지션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게다가 그리스, 포르투갈 등 재정불량국 국채와 독일 국채간의 수익률 차이 역시 여전히 큰 폭으로 벌어져 있다.
이날 런던 시간 오전 7시50분 현재 그리스 국채 수익률은 또 다시 상승, 2년 만기 그리스 국채 수익률이 전일 대비 51bp 상승한 9.67%까지 치솟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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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프로펫 도이체방크 스트래티지스트는 "유럽은 여전히 엄청난 규모의 부채와 이로 인한 재정적자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시장은 이번 구제금융이 이러한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잇을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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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신 기자 ahnhye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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