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만만히 볼 수 없다. 이미 세계 시장 곳곳에서 사사건건 충돌을 보이고 있다.
중국업체와의 충돌은 이미 기정사실화됐다. 실례로 브라질 고속철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상파울루를 거쳐 캄피나스까지 510km에 이르는 고속철도사업을 들수 있다.
건설사업비 200억달러를 놓고 우리 업체는 그동안 수 없이 공들여왔다. 여기에 유럽, 일본업체에 이어 중국이 수주전에 가세,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가 주도권을 쥐려는 전략에도 상당한 변수가 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중국 건설업체들의 위세는 남미지역에서만이 아니다. 베트남 등 아시아지역과 아프리카에서는 벌써 진출이 활발한 상태다. 베트남의 하노이~하이퐁간 고속도로건설공사 등에서는 포스코건설 등 한국 건설업체와 경쟁이 치열하다.일전일퇴의 공방전 속에 전체 구간중 일부는 국내사가, 일부는 중국 등 외국사가 수주했다.
앙골라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중국업체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카자흐스탄 등에서는 공사를 휩쓸어가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대규모 차관을 지원하며 도로 등 SOC시설을 중심으로 진출에 나서고 있어서다.
중국의 해외수주고는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고보다 2배 이상 많다. 지난해 실적이 1260억달러로 국내 건설업계의 490억달러를 크게 웃돈다.
개별 건설업체들로 봐도 매출과 기술 등을 평가해 뽑은 세계 10대 건설사에 중국업체가 5개나 포함돼 있을 정도다. 현대건설 등 국내 건설업체들은 중국 건설업체들의 성장세에 긴장하고 있다. 따라서 차별화한 기술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면 중국에 먹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건설업계의 긴장이 역력하다. 해외의 대규모 사업권을 따내 경기침체로 허덕이는 국내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건설업계로서는 중국의 도전을 반드시 뿌리쳐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와 전문가들은 일부 경쟁이 되는 토목이나 건축공사와 차별화된 기술우위 분야로 눈을 돌려 해외시장을 선점해 나가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는 고급인력이 필요한 공정에서 강점이 있다"며 "중국업체와 중복되는 분야에서 벌이는 최저가 경쟁은 무모할 수 있기 때문에 플랜트 등 기술우위 분야를 지속적으로 공략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외건설협회 이승훈 실장도 "해외시장에서 각국 정부가 인력과 기자재 등의 자국화 비율을 높일 것을 주문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보인다"면서 "국내 업체들의 장점이 있는 분야에서 승부를 걸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이복남 실장은 "고속철도의 경우도 중국업체들은 속도는 빠른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운행가동률이나 정시출발률, 정시운행률 등은 정확치 않고 통계도 잡히지 않을 정도"라며 "매지니먼트와 유지보수 등의 강점을 살려 진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정부도 중국이 따라오기 힘든 분야 진출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풍부한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해외개발 드라이브 덕분에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뛰어나다"면서 "국내 건설업계의 지속성장을 위해 국가적 대응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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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민호 기자 sm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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