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특집①]이혼·재혼 소재 드라마 전성시대, 이유 뭘까

[아시아경제 고재완 기자]최근 이혼, 재혼을 소재로 한 드라마들이 부쩍 많이 등장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예전 드라마 소재로 불륜이나 외도는 많았지만 이혼한 이후나 재혼의 모습을 다룬 드라마가 자주 등장하는 것은 최근 들어 나타난 현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이혼율 1위의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는 것일까.

지난 13일 첫 방송한 SBS주말드라마 '이웃집 웬수'는 부부의 이혼 후 이야기를 그려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이들의 이혼은 상대방의 불륜이나 외도에 의한 것이 아니라 우연한 사고로 아들을 잃어버린 후 한 선택이라 이들의 관계는 더욱 미묘하다.

게다가 이혼한 전 남편 김성재(손현주 분)의 재혼을 바라보는 아내 윤지영(유호정 분)과 이혼한 부부의 양육비 문제 등을 조심스럽지만 깊이 있게 다뤄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다른 SBS 주말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는 재혼한 가정의 자식들 이야기로 공감을 얻고 있다. 양병태(김영철 분)과 김민재(김해숙 분)는 재혼을 했고 양태섭(송창의 분)의 아들 양병태, 김민재의 딸 양지혜(우희진 분)가 합쳐진 재혼 가정이다. 지난 주말 첫 방송에서는 양태섭과 양지혜의 관계, 새 어머니 김민재와 아들 양태섭 간의 결혼을 놓고 둘러싼 갈등이 그려지며 눈길을 끌었다.

SBS 월화드라마 '오! 마이 레이디'에서 윤개화(채림 분)는 2년전 남편의 바람으로 이혼을 한 싱글맘이다. 길거리에 나앉게 된 윤개화와 그의 딸 김민지(방준서 분)는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형 모녀로 윤개화가 톱스타 성민우(최시원 분)의 매니저로 들어가면서 겪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그릴 예정이다.

4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KBS2 주말드라마 '수상한 삼형제'도 중년의 재혼을 그리고 있다. 주범인(노주현 분)과 계솔이(이보희 분)는 집주인과 도우미의 관계에서 연인 관계로 발전해 결혼을 약속했지만 주어영(오지은 분)의 반대에 부딪힌 상태다. 또 김건강(안내상 분)은 엄청난(도지원 분)의 아들 종남이를 자신의 호적에 올리는 것을 두고 잠시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이 같이 드라마에서 이혼과 재혼, 싱글맘 등을 소재로 사용하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 이 같은 현상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11일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 상담건수와 10년 전을 비교 했을 때 재혼가정의 이혼상담이 2.5배 증가했다. 그만큼 재혼가정이 늘어났고 재혼가정의 갈등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는 의미다.

한 방송 관계자는 "드라마는 허구를 다루고 있지만 현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도 하다. 이혼, 재혼 소재 드라마가 자주 등장하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 이 같은 현상들이 많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고재완 기자 sta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