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만큼 평가받으면 기분이 좋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해외언론들의 한국에 대한 시각은 때로는 우리를 실망시킬 때가 많았습니다. 경제위기 때는 우리를 깎아 내려 국제사회에서 신인도를 떨어뜨리기도 했습니다. 그 중에 대표적인 해외매체가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였지요.


그러나 최근 파이낸셜타임스가 우리의 위상을 제대로 평가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그동안 한국이 추종자에서 글로벌 시장을 리드하는 나라로 평가했기 때문입니다.

상처받은 사람이 패배를 겁내고 앞으로 나아가려 하지않는 상황에서도 순수한 사람은 편하게 발걸음을 내디뎌 너무나 쉽게 승리를 손에 쥐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의 위상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발걸음을 내디딘 기업인들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20세기 초 이준 열사가 우리민족의 아픔과 서러움을 세계만방에 알리기 위해 자결했던 그때를 생각하며 높아진 우리의 위상을 새롭게 인식하며 이에 걸맞는 역할을 글로벌시장에서 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파이낸셜타임스의 한국을 재조명한 기사를 정리한 것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907년. 나비넥타이에 콧수염을 기른 이준 열사. 그는 네덜란드 국제 평화 회의에 참석했다. 일본의 조선침략을 저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의 이같은 노력은 일본에 의해 무산됐다. 발언권 자체가 저지당한 것이다.


발언권이 저지당하자 그는 일본의 조선 식민지화 의지를 막을 수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 일이 있은 이후 그는 호텔방에서 죽음으로 이에 항변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후 일본의 한반도 합병은 가속화 됐다. 그만큼 조선은 국제사회에서 무기력한 존재였다. 그의 행동은 이같은 상황을 국제사회에 알리자는 것이었다.


한 세기가 지난 지금 한국은 어두운 역사를 뒤로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고 있다. 이제 한국은 세계 경제대국 20위 안에 진입했다. 경제적인 부문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지금의 시점에서 가장 다루기 어려운 문제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중국의 환율문제 등의 현안문제를 풀어나가려는 외교적인 리더십도 발휘하고 있다. 한국의 가장 큰 경제 파트너는 사실상 중국이다. 이런 중국, 군사적으로 동맹을 맺고 있는 미국과 대화가 가능한 나라다.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진 이명박 대통령은 “세계는 두 가지 그룹으로 분류될 수 있다. 하나는 글로벌화를 만드는 그룹과 다른 하나는 그것을 쫓아오는 그룹이다.”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은 라디오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다. 또 “한국은 수동적인 추종자의 입장에서 아젠다 (agenda)를 이끌어가는 위치로 탈바꿈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은 이제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가 됐다. 조금만 더 늘리면 국민 소득 2만달러 달성도 가능하게 됐다. 과거 식민지 통치를 받았던 일본보다 빠른 경제성장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 파이낸셜 포럼의 김기환 이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한국의 과거 고립적인 성격과 열등의식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도전정신을 어느 누구도 막지 못할 것이다.”


이같은 생각을 낙관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북한의 위험한 경제상황과 지도층 붕괴는 한국에 여러 문제를 가져다 줄 수 있다.


한국의 경우 1980년대 들어 군사독재정권 문화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따라서 이런 관성을 어떻게 잡느냐는 아직도 과제다.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여전히 여러가지 시스템상의 걸림돌이 남아있다. 자칫 외국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데 실패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 현재 연간 외국 투자 자금은 중국이 900억달러인데 비해 한국은 11억달러에 그치고 있다.


일본과 함께 한국은 노화되고 있는 사회이다. 생산력을 증가 시키거나 글로벌한 서비스업을 발전시키지 않으면 입지를 굳히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렇게 보면 한국은 좀 더 빨리 조직화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저임금을 내세운 중국이나 상대적으로 앞선 선진국들 사이에 끼는 형태를 면할 수 없을 것이다.


반면 한국의 기업들은 글로벌 리더십을 통해 국제적 신뢰를 높여가고 있다. 삼성과 현대를 포함한 여러 기업들이 해외에 수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중국에 이어 가장 큰 글로벌 마켓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에도 진출하고 있다.


인도의 유명경제학자인 Rajiv Kumar는 “한국기업들이 인도에서 홍콩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하고 있다.


천연 자원이 부족한 한국은 원활한 생활 필수품 수급을 위해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등에서 자원을 조달하고 있다. (종종 중국, 인도와 경쟁이 붙기도 한다) 한국은 세계에서 다섯번째 오일 수입국이다. 공기업을 통해 120억달러를 투자, 해외 자원 유치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캐나다 Harvest Energy 를 통해 카자흐스탄 오일 개발권에 40억달러를 투자했다.


국제사회에서 비즈니스적 성공은 그만큼 책임감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아이티 지진 사태때 한국의 책임감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한국은 재정적 지원뿐만 아니라 구조대원, 의료진, 군인을 지원함으로써 국제적 재난 구조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세계 10대 수출국 위상에 맞게 국제위기 현장에 좀 더 많은 병력 지원을 하길 원하고 있다. 이미 소말리아 해적 소탕에 필요한 해양력을 보냈다. 이는 자유로운 해양이용에 도움이 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시설 보호에 병력을 보낼 약속도 한 바 있다.


이런 지원과 함께 한국은 그 여세를 몰아가고 국제사회에서 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다. G20 정상회의는 이 대통령의 임기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물론 “G20 정상회의를 유치하는 것만으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지는 않는다”(권만학 경희대 국제 관계학 교수)는 의견도 있다. 그는 "한국은 회담이 끝나기 전까지 어떤 해결책과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라는 말을 한다.


한국이 G20 회담을 통해 중국 위안화 (renminbi) 문제와 같은 쟁점의 매끄러운 해결에 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측도 있다. 중국은 유교적 사상이 강한 나라다. 따라서 중국이 미국의 위안화의 평가절상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유교적인 사상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체면이 깎인다”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위안화 환율 재조정 문제 말고도 국내 시장 확장과 같은 이슈를 쟁점으로 삼을 것이다. 또 이런 외교적인 이슈 외에 친환경 에너지 기술과 같은 문제도 논의할 것이다. 예컨대 현대중공업의 경우 선박업에서 풍력을 이용한 하이브리드 전기차 개발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Kepco는 이에 발맞춰 캐나다에 60억달러 상당의 풍력, 태양력 농장 딜 컨소시엄에서 한 부분을 맡았다.


세계 리튬 (lithium) 배터리 생산의 20%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은 저탄소 산업 기술의 리더가 될 수도 있다. 또 다른 면으로 한국의 기술력은 대단하다. 한국은 통신강국이다. 독일 국민의 58%가 광역 통신망을 사용하는 데에 비해 한국은 95%에 이른다.


삼성의 경우 휴렛패커드를 제쳤다. 그래서 일본의 상위 15개 전자 회사들의 수익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수익을 남겼다.


삼성이 소니, 샤프, 파이오니아와 같은 명성있는 기업들을 추월했다면, 같은 현상이 자동차 업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도요타의 명성이 흔들리고 있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차 점유울은 8%나 된다. 현대차는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은 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위상이 정상에 와 있을까? 그렇지 않다. 아직 정상에 도달하지 않았다. 한국이 지향하고 있는 목표의 한 부분일 뿐이다. 그동안 한국기업들은 선진기업 따라잡기식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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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기업들과의 싸움에서 보다 재빨리 승리하는 능력을 보여 주고 있다. 한국이 외교적인 문제에서도 좀 더 자신감 있게 두각을 보인다면 한 세기 전 이준 열사의 가슴아픈 경험을 떨쳐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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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 아시아경제신문 회장 presid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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