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피플&뉴앵글]"현란한 서커스? 속았다. 속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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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롭고 단조롭게 느껴지던 일생활 중 나와 나의 룸메이트는 여기저기 붙어있는 현란한 서커스 전단지를 발견, 서커스장에 가기로 결정했다.

태어 나서 처음으로 가보는 서커스. 그것도 물위에서 벌이는 서커스라는 문구와 휘황찬란한 사진에 현혹돼 기대에 가득찼다.


서커스장은 나보이전자상가길을 지나 철수바자르쪽으로 나보이 거리가 끝나는 사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사진처럼 지중은 에머랄드빛 녹색 돔모양이고 대리석기둥으로 주위가 둘러져있다.

서커스는 구소련시절부터 높이 평가됐던 예술이었고 주위사람들의 칭찬도 대단해 "언젠가 한번은 봐야겠다"라고 벼르던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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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 이것저것 구경해 보고 싶은 것들이 많아 거의 한시간 정도 일찍 도착한 서커스장. 이미 그 곳은 아이들과 어른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흡사 '우리나라의 운동회날이나 큰 장터앞?' 을 생각나게 하는 모습이었다. 이것저것 아이들을 현혹하는 장난감(레이져,야광봉, 호루라기,비눗방울 등등)들과 미니 놀이기구들 때문이다.
한 3가지 정도 있었는데 그 중 미니 회전그네의 인기가 단연 최고였다. 작지만 웬만한 성인어른도 거뜬히 태우고 쌩쌩도는 것이 정말 최고였다. 나도 회전그네를 타고 싶었지만 아이들이 너무 많아 관람후를 기약하며 입장했다.


각종 주전부리(솜사탕이며 팝콘, 여러가지 과자)도 여기저기에서 내코와 눈을 자극하며 유혹했지만 시간이 얼마남지 않아 부랴부랴 표를 끊고(5000숨 우리돈 2500~3000원정도)입장해 건물안을 한바퀴 돌아보니 벌써 시작하기 10분전이다.


얼른 헐레벌떡 들어가 자리를 찾아 않으니 어째.. 내 나이또래라고는 없고 어린이들과 그 아이들의 부모님들뿐?! 아니 "어떻게 이렇게 스펙타클한 서커스를 아이들만 볼수가 있지?" 라는 생각도 잠시, 공연전 아이들의 흥을 돋구기위해 관람석 사이사이로 다니는 조련사들과 새끼 원숭이, 강아지들과 머리 위에서 아이들을 태우고 휭휭 왔다갔다 하는 공중그네 덕에 조금 전의 궁금증들은 싹 사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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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를 넋 놓고 바라보다 친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나도 가서 태워달라고 사정사정했으나 매정한 아저씨의 인정사정 없는 퇴짜로 제자리로 돌아오니 딱 맞춰 불이꺼지고 쇼가 시작됐다.


2시간정도 되는 공연동안 정말 재미있고 다채로운 연기들이 많았다, 공중묘기, 오리배를 탄 미녀의 마술쇼, 동물들의 귀여운 쇼, 그리고 공연 중간 중간 광대분들이 나와서 만담, 슬랩스틱을 보여줘 정말 1분1초도 눈을 뗄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처음엔 약간의 유치하고 뭔가 어설픈 연기에 실망을 했지만 공연 막바지로 갈수록 옆에 앉아있는 아이들과 함께 박장대소를 하며 손뼉치며 웃으며 공연을 즐겼다. 그리고 '하이라이트' 정말 나에게 어이없지만 큰 웃음을 준 마지막 빅 하이라이트 타슈켄트 서커스단의 비장의 무기 바로바로 '악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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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의 거창한 소개로 나는 "정말 악어?악어?" 이러면서 친구와 두 눈 크게 뜨고 마른 침 꿀꺽 삼키며 기다렸는데 무대 저 뒤에서 나오는건 내 팔뚝만한 새끼악어였다.


2시간동안 배꼽잡고 침 꼴깍 삼키며 본 공연이었는데 마지막 악어로 인해 정말 모든 긴장이 한순에 풀려버렸다. 그리고 처음 포스터를 발견했을때가 떠올랐다.


포스터 한가운데 마주보고있던 돌고래 두마리, 입을 크게 벌린 악어 한마리, 물개들...사실 엄청나게 큰 쇼를 기대하고 왔었다. 해외 유명 서커스단이 그렇듯이 그들도 그럴 줄 알았다. 2시간 동안 정말 난 돌고래를 기다렸다.


비록 그동안 TV에서 보았던 서커스만 생각하고 왔던 나의 기대는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져버렸지만 생애 처음 내 눈앞에서 본 이 서커스를 난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물론 많은 장비나 무대가 해외 유명 서커스단 수준도 아니고 연기를 볼때 약간의 손발이 오그라드는듯한 어색함은 있었지만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 제일먼저 박수치고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가 옆에 앉은 아이들과 어느새 똑같이 입벌리고 관람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글= 전혜경
정리= 박종서 기자 js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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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혜경 씨는 3년전 친척 소개로 우즈벡으로 유학길에 올랐다. 떠나기 3일 전까지 울면서 "가기 싫어"를 연발했지만 우즈벡의 뜨거운 태양에 반해 아직도 살고 있다. 지금은 웨스트민스터 국제 대학교(Westminster International University in Tashkent) 3학년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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